AOKI,hayato / Echo / Room Echo [LP]
46,000원

스기나미(杉並)의 셋집에서 살고 있었다. 집주인의 부지 안에 있으며, 현관 앞에는 커다란 종려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종려나무 잎은 바람이 불면 사각사각 소리를 냈고 특히나 여름철에는 기분이 좋았다.
월세는 집주인에게 직접 주기로 되어 있어 어지간히 늦은 밤이 아니라면 거실로 나가 차를 마시는 것이 한 달에 한 번 있는 관례였다.
집주인의 집에는 피아노가 있었다. 야마하의 업라이트 피아노. 따님이 예전에 치던 것이라고 한다.
이동과 조율 비용을 내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셋집에서 연주해도 좋다고 하셔서, 피아노는 다시 살아났다.
피아노는 거실로 쓰던 다다미 네 장 반짜리 방에 놓여, 식사하는 테이블 바로 옆에 있는 상태였지만, 그만큼 친근하고 부담 없이 칠 수 있었다.
그 무렵, 전람회장의 음악을 부탁받는 기회가 생겨, 바로 피아노를 치고 녹음했다. 그것이 'Echo'가 되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다른 전람회의 음악을 부탁받았다. 그때는 카세트 레코더와 기타, 그리고 피아노를 이용해 녹음했다. 그게 'Room Echo'가 되었다.
둘 다, 그 방의 울림이 소리에 담겨 있다.


시간이 흘러 세 들어 살던 집에서 이사 가게 되었고, 피아노도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내가 나간 후에 집은 철거되었다. 지금은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레코드는 CD보다 '시간'을 느낄 수 있다. 그 '시간'을 들어보라는 의미도 담아 A면 한 곡, B면 한 곡의 음반을 만들기로 했다. 레코드판에 바늘을 떨어뜨리면 음악이 시작되고, 그 바늘이 끝에 오면 한 곡이 끝난다. 뒤집으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또 다른 곡이다.


재킷에는 사진작가 오누마 쇼지 씨가 촬영한 그 방의 사진을 배치했다. 추운 날 오전의 빛이 담겨 있다.


발매하고 나면, 음악은 만든 사람의 손을 떠난다. 그래서 어떻게 들어도 상관없지만, 이 작품집이 완성되기까지의 경위는 적어두고 싶었다.


울림과 시간이 다양한 곳에서 '재생(再生)'되도록.


· B1 트랙은 재생시간의 한계로 인해 절반 분량 수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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