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zuma Saeki / Hanabi-Kei (불꽃놀이)
36,000원

좀처럼 저물지 않는 인파와 불꽃놀이.
타카노 스쥬(高野素十)의 하이쿠 구절이 내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다.
한 해의 절반 가까이를 불꽃놀이 촬영을 하고있는 나는 카메라를 삼각대에 고정시키고 팸플릿을 한 손에 든 채 아직 멀었나 하고 기다린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불꽃놀이가 시작된 에도 중기에는 하룻밤에 십여 발, 지금으로 치면 45분에 한 발 정도 불꽃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바쁜 현대인이라면 두 발을 기다리지 않고 돌아갈 것이다.
오락거리가 적었던 에도 사람들은 불꽃놀이의 불꽃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조청색밖에 없는 에도의 불꽃은 하늘에 호를 그리듯 터지는 일도 없이 스르륵 사라진다.
40세 시대(에도 시대)에는 불꽃놀이도 지금보다 짧았던 것이다.
시커먼 밤하늘에 덧없이 져가는 찰나의 불꽃에 나는 한순간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로부터 30년, 오후 4시 넘어 내리는 비(좀처럼 그치지 않는 비)처럼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불꽃놀이 사진의 일인자 사에키 카즈마(Kazuma Saeki)가 오랜 세월에 걸쳐 국내외에서 촬영한 작품중 약 70장을 선택해 사진집을 출간했습니다.
가장 오래된 사진은 1996년, 최근 사진은 2018년으로 촬영 시기가 다양합니다.


'불꽃은 365일 타오르고 있다'라는 말처럼 여름뿐 아니라 새해 카운트다운과 스노우 페스티벌,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 때의 불꽃놀이까지.
사람들의 기억과 함께 있는 불꽃놀이 장면을 담아냅니다.
이 외에도 노을 지는 강변에서 불꽃놀이, 초승달과 불꽃놀이, 포장마차와 거리의 등불과 불꽃놀이 등 계절의 색채와 어우러지는 섬세한 장면이 전개됩니다.


유일무이한 시간과 기억이 새겨지는 순간의 불꽃놀이.
불꽃놀이는 하늘에 피는 꽃이자 각지의 풍토이며, 사람들의 삶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 일본 만화책처럼 보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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