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Tatsuro Yokoyama

2026.08.24



정적에 존재하는 소리


Tatsuro Yokoyama의 음악을 찾게되는 시간은 주로 이른 새벽이나 깊은 밤이었습니다.
다수의 곡이 고요하다는 뜻의 한자를 두 번 쓴 정적에 닿아있어, 여음까지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 이유입니다.
곡의 이미지는 제게 백과 흑처럼 다가왔습니다. 여기서 백과 흑은 빛과 어둠처럼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비워내고 절제한 결과물로 궤를 나란히 합니다.





처음 연락을 드린 건 3년 전 CD를 소개하면서 였습니다.
당시 매진된 CD를 문의했고, 그 뒤로도 앨범을 소개하거나 필요한 자료가 있을 때 연락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라이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바로 계획에 옮길 수 있었는데요.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기뻤습니다.
그동안 스트리밍이나 CD로는 음악을 많이 들어왔지만, 들을수록 언젠가는 꼭 라이브로 경험하고 싶다고 생각해왔거든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단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요코야마 타츠로입니다. 일본 큐슈 남쪽에 있는 미야자키에서 태어나, 도쿄와 바르샤바에서 피아노를 공부했습니다. 음악은 피아노 솔로 작품이 많지만, 다른 악기와의 협연이나 전자음악·앰비언트 접근도 좋아합니다. 현재는 연주와 작곡 활동을 병행하며 미야자키에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도 맡아 조용한 음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음악에 관한 첫 기억과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첫 음악은 할아버지와 들은 클래식 음악이었습니다. 바흐와 베토벤, 차이코프스키를 좋아했습니다. 그때 음악을 들으며 흉내 내듯 지휘를 해보며 놀았고, 그 뒤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어떤 것에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많이 있지만, 최근에는 바다와 숲같은 자연에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 소리를 좋아합니다. 그 소리는 어딘가 운명적인 느낌을 줍니다. 그 소리를 제 작품에 녹여내는 일은 쉽지 않지만, 제 음악이 자연의 소리를 듣고 느낀 감동에 가까운 것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사람의 모습에서도 영향을 받습니다. 그 사람이 말하거나 몸짓을 하는 것은 물론, 뒤모습에서 뭔가 특별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아무리 자연을 그려도 그 안에 사람이 있는 듯합니다.



곡이나 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억나는 에피소드 한가지를 부탁드립니다.

각각 다 적을 수 없을 정도로 추억이 많지만, SHE WAS THE SEA라는 앨범의 리드곡 she was the sea가 완성됐을 때, 이 곡만 있으면 앨범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짧은 시간에 만든 곡이었지만, 그만큼 뭔가 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손에 꼽을 정도로 감정의 고조가 느껴지는 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곡에 관해 조금 더 이야기 해주실 수 있나요?

'she was the sea'는 무대에서 가장 많이 연주하는 곡이기도 합니다.

피아니스트로서 연주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 곡이기에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이 곡으로 저를 알아주신 분들도 많습니다.

작곡한 기억은 있지만, 천천히 시간을 들여 만든 것이라기보다는, 어느새 손 안에 있었던 듯한 곡입니다.



작품 활동을 거듭해 오시면서, 초기와 비교했을 때 어떤 변화를 느끼고 계신가요?

음악이 더 단순해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기술과 지식도 조금씩 늘어날 테니, 조금 신기하긴 합니다. 좋아하는 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좋은 음악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달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끌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아름답다고 생각은 했지만, 발걸음을 멈춰가며 바라보는 시간은 적었습니다. 그런 점들이 음악에 반영되는 것 같습니다. 올해 2월에 발매한 앨범 '六花 (RIKKA)'는 그 영향이 강합니다.



'六花 (RIKKA)'가 발매되었을 때도 그렇고, 항시 일본 전역에서 공연을 이어가고 계시는데요. 쉬지 않고 무대에 오르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라이브는 제 음악의 최전선이라는 의식이 있습니다. 앨범은 만든 단계에서 어쩔 수 없이 과거가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저는 악보를 쓰고 그대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거기에 즉흥적인 요소를 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화하는 여유를 음악 속에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번의 라이브가 그때의 제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피아노를 치는 시간이 좋습니다. 매번 다른 장소에서 다른 피아노의 울림을 만나는 순간이 매우 기분 좋습니다.



그 무대가 이번에는 한국으로 확장되었습니다. 한국에서 공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첫 한국 공연을 앞둔 심경이 궁금합니다.

SNS에서 한국 분들로부터 DM을 받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언젠가 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바라던 일이 이루어져서 기쁩니다.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주 전에는 항상 두근거립니다. 한국에서 연주하는 것은 처음이라 그 두 배 정도로 두근거리고 있습니다. 기대됩니다!



관심 있게 듣고 있는 곡이나 음악가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많아서 모두 적기는 어렵지만, 최근에 듣고 있는 곡은 Ryuichi Sakamoto,  WORLD STANDARD, Marcin Wasilewski Trio, Pidalso, Keith Jarrett, Ravel의 피아노 협주곡입니다.

한국 음악가 중에서는 Pidalso 님의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머무는 기간 동안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건축물을 보는 것을 좋아해서 천천히 보고 싶습니다.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체류 중에 무언가 라이브가 있으면 들으러 가고 싶습니다. 알고 싶은 것이 많이 있습니다.



요코야마 씨의 곡과 음악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나 감정은 무엇인가요?

피아노 연주에 있어서는 멀리까지 닿는 소리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는 아름다운 소리라는 의미만은 아닙니다. 연주를 듣는 순간뿐만 아니라, 3년 후나 10년 후에 문득 떠올리며 ‘그때 피아노 소리가 참 좋았지’라고 생각해 주신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저는 가사를 쓰고 노래하는 음악가는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메시지는 많지 않지만, 사람들의 사정과 슬픔에 곁을 내어주는 것이길 바라고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요코야마 씨에게 음악이란 무엇인가요?

소중한 친구입니다.





미야자키 출신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요코야마 타츠로(横山起朗)는 무사시노 음악 대학 연주학과에서 피아노를 전공 후, 피아노를 더욱 깊이 있게 연구하기 위해 폴란드 국립 쇼팽 음악 대학교에서 대학원 과정을 마쳤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즉흥연주에 매료되어 라이브 하우스 무대에서 활동했으며, 연극 음악 작업을 계기로 작곡을 시작했습니다. 폴란드 유학 중에는 클래식과 자작곡 연주를 병행하며, 본인의 곡을 담은 피아노 솔로 앨범을 발매했고, 지금까지 「SHE WAS THE SEA」 를 비롯한 다수의 앨범을 발매했을 뿐만 아니라, 영상 작품 및 아트 프로젝트에 곡을 제공하거나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 등 다방면으로 활동 중입니다. 최근에는 사계절을 주제로 한 앨범 시리즈 「季節」 를 시작했으며, 그 첫 번째 작품인 「六花(RIKKA)」 를 통해 겨울의 기억과 풍경을 고요한 소리로 그려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과 풍경을 살며시 길어 올리는 듯한 연주로, 듣는 이 각자의 이야기에 다가가는 음악을 전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 자주 레이블을 설립한 그는 현재 고향인 미야자키 방송 MRT 라디오 ‘be quiet-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라디오-‘의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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