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6.26
2025년 12월 '겨울의 피아노' 투어 마지막 날, 울산에서 전주로 향하는 길이었다.
장거리 운전에 필요한 건 아무래도 대화.
조용한 시간도 있었지만, 흔치 않게 주어진 긴 시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도 나눴다.
각자의 내년 목표를 말하는 시간에 수빈 님은 내년 목표가 일본 공연이라고 하셨다.
나도 가보고 싶은 장소들에서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지금까지 몇 차례 일본 음악가의 공연을 한국에서 열어보면서, 반대로 한국 음악가의 공연을 일본에서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그것은 말 그대로 생각에서 그친, 버킷 리스트처럼 막연한 꿈 같은 것이었다.
언어의 벽도 있고, 해외 경험도 없는 내가 누군가에게 먼저 제안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으니까.
내 마음을 읽으신 건지, 수빈 님은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먼저 손을 내미셨다.
기뻐서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
수빈 님의 목표는 상반기에 공연을 마치는 것이었다.
1월이 되자마자 논의했다.
서로 처음이어서 일본인 공연 기획자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다행히 수빈 님이 희망한 분과 일전에 히데유키 상 덕분에 한 번 인사 나눈 적이 있었다.
당시 짧은 통화였지만 밝고 활기 넘치는 분이라는 걸 느꼈다.
시기, 장소, 규모 등 이야기 나눈 것을 정리하여 메일을 보냈다.
긍정적인 회신을 받았고, 그때부터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수익보다는 경험에 의미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유리 상이 우려하신 것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서로의 일정을 확인하고, 원하는 공연장의 조건과 빈 날짜를 확인한 결과 5월 마지막 주로 날짜가 정해졌다.
공연장 섭외와 예약을 서둘러주신 덕분에 원하는 장소에서 할 수 있었다.
관객 수를 예상할 수 없어서 1회 공연과 2회 공연 중 고민했지만, 2회 공연으로 의견이 모이면서 각각 다른 장소에서 해보기로 했다.
나는 항공권 예매, 숙소 예약을 했다.
가능하면 사전 답사도 하려고 했으나 일정상 생략하게 되었다.
티켓 예매 사이트에 등록할 프로필과 영상을 공유해 드리고, 비자 발급을 위한 서류 준비를 했다.
공연 전에 준비해야 하는 일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행정이 다르다 보니 한국에서 가능한 것이 일본에서는 불가하기도 했고,
일본 사업자가 없으면 진행할 수 없는 일도 있어서 일본 기획사의 도움은 필수였다.
공연 포스터를 만들었고, 유리 상은 인쇄물을 만들었다.
유리 상의 인쇄물은 공연 날의 추억을 간직하기에 좋은 굿즈 같았다.
앞으로의 공연에 적용해 보고 싶었다.
그사이에 어색한 화상회의도 한 번 했다.
수빈 님의 곡을 함께 연주해 봤다면서 들려주었고, 수빈 님도 히데유키 상의 곡을 답으로 연주해 주었다.
히데유키 상은 역시나 나만큼 말수가 적었고, 유리 상과 수빈 님이 정적이 생기지 않게 해주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라도 없었다면 이번 투어는 수행에 가까운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어색한 시간조차도 당일에 처음 만나는 것보단 백번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수빈님이 일본어를 잘해서 정말 다행이었다.
사전 준비가 완료되었다.
대부분의 준비를 유리 상이 해주셨기 때문에 평소보다 일이 적었다.
남은 건 현장의 일.
그마저도 이번에는 견습의 시간이 될 것 같았다.
짐이 되지는 말아야겠다.
출국하는 날.
이르지 않은 시간에 출발하는 항공편을 예매하길 잘했다.
그럼에도 새벽에 움직여야 해서 힘을 쓴다.
이번에도 미리 짐을 챙기지 않고 전날 늦은 시간에 부랴부랴 싸느라 쪽잠을 잤다.
그 탓에 불편한 비행기 좌석에서 자다 깨기를 여러 번 반복했는데, 수빈 님은 내내 깨어있었다.
바로 지난달 도쿄에 다녀왔음에도 터미널이 다르다는 이유로, 숙소까지 가는 경로가 다르다는 이유로 처음 온 사람처럼 헤맸다.
공항에서 점심을 먹은 것을 고려하더라도 숙소에 5시경 체크인 했으니, 일본 교통수단이 복잡하다고 탓하는 수밖에 없었다.
짐을 내려두고 쉬다가 유리 상, 히데유키 상과 만나기로 한 식당에 갔다.
먼저 도착해서 자리로 안내받고 얼마 안 되어 두 사람이 도착했다.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때 말고도 거의 매끼 식사를 함께해서 언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활동명 Pidalso의 의미, 언제부터 음악을 시작했는지, 언제부터 수관기피를 시작했는지, 어떻게 연락하게 되었는지 등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기도 하고, 준비 과정과 일정, 음악, 앞으로의 일과 관련된 이야기나 정말 일상적인 수다를 나누기도 했다.
히데유키 상은 음악에 관한 이야기에서 눈을 반짝였다.
그 외에는 대체로 조용했으며, 나는 계속 조용했다.
이튿날 KIRAKUDOW에 가는 길.
도쿄에서 줄곧 가보고 싶었던 공연장 KIRAKUDOW와 um(구 fluss)에 관객이 아닌 공연 주최 측으로 가는 날이 오다니 감격이었다.
날씨도 화창해서 기분이 좋았다.
짐이 커서 지하철로 가까운 역까지 간 뒤 택시를 타기로 했다.
도로에 택시가 많아서 쉽게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내린 역 근처에는 택시가 없었다.
앱을 설치하는 중에 수빈님이 우버로 택시를 잡았다.
조용하고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눈앞에는 집보다 훨씬 큰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고 있었다.
토토로에 나오는 나무처럼 하늘 높이 솟은 느티나무다.
입구로 들어가자, 시내에 있다고는 믿기 어려운 풍경이 펼쳐졌다.
나무로 지은, 커다랗고 오래된 집은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었고, 진입로의 풀은 오가기 적당한 높이로 우거져 있었다.
그 주변을 숲이 돔처럼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하늘에는 새 소리와 잎사귀가 스치는 소리가 끊임없었다.
기록할 수밖에 없는 풍경이었다.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점은 휠체어를 탄 사람도 건물 내부로 한 번에 입장할 수 있게 별도의 완만하고 긴 경사로가 지어져 있었다.
배려가 느껴졌다.
유리 상과 히데유키 상은 먼저 도착해 있었다.
대기실이 무척 넓고 쾌적했다.
조율사님이 조율하시는 동안 점심을 먹기로 해서 근처 마트에서 도시락을 사 왔다.
일본의 마트와 편의점은 정말 부럽다.
식사를 마치고, 공간을 둘러보고 있을 때 양일 촬영을 맡아주실 코타 상이 도착했다.
사전에 유리 상으로부터 상냥한 분이라고 들었는데, 그 이상이었다.
정식으로 사진 촬영 일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하셨다.
그의 계정에 이미 많은 사진이 있어서 작가로서 처음이 아니라, si-ki에서 의뢰받은 것이 처음인 것 같았다.
히데유키 상의 음악을 좋아해서 인연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게다가 오늘은 직장에 출근하는 날인데 촬영을 위해 휴가를 냈다고 하셨다.
수빈 님의 부탁으로 유리 상이 작가님을 미리 섭외해 주셨다.
그때 코타 상의 사진을 처음 보게 되었는데, 사진도 그의 이미지처럼 부드럽고 따뜻했다.
리허설을 하는 동안 촬영이 시작되었다.
나도 기록을 위해 휴대폰과 수빈 님의 카메라로 바쁘게 사진을 찍었다.
유리 상도 히데유키 상도 바빴다.
리허설 촬영이 끝나고 코타 상이 식사를 하는 동안 좌석 세팅을 했다.
2층 좌석은 공기가 시원해지지 않아서 1층에 모두 착석 가능하게 좌석을 넉넉하게 준비했다.
마이크와 앰프도 준비되었고, 음반과 관객분들께 나눠드릴 인쇄물도 준비 완료되었다.
녹화용 카메라도 자리를 잡았다.
금세 시간이 흘러서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 분도 계셨다.
풀숲에 벌레가 많아서 일찍 입장을 시작했다.
음반 판매를 맡았지만, 카드 결제인 경우 유리 상의 도움이 필요했다.
생각보다 카드 결제가 많았다.
입장은 QR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이었고, 유리 상과 코타 상이 입구에서 확인했다.
공연 시작 전 음반을 구매하시는 분이 많지 않아서 인쇄물과 연필을 나눠드리는 일을 도왔다.
유리 상의 안내 멘트가 있었는데, 길어서 모두 따라 하진 못하겠고 절반 정도 안내해 드렸다.
화장실 위치를 안내하는 멘트도 절반 정도 안내할 수 있었다.
언어 실력이 부족하니 어려움이 따른다.
정시가 되어 조도가 맞춰졌고, 입장을 앞둔 복도에서 다 함께 손을 모아 힘내라고 했다.
날이 따뜻해서 핫팩이 없어도 될 줄 알았는데,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수빈 님이 걱정한 건 연주보다 멘트 같았다.
연주는 언제나처럼 잘하실 테지만, 도슨트에 가까운 멘트를 일본어로 전달하는 것은 처음이라 유리 상과 사전에 검토하는 시간을 갖고 오래 연습하셨다.
아티스트의 작곡 노트나 라이너 노트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런 공연 형식이 참 마음에 든다.
라이브를 처음 접하는 관객분들이 곡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입구부터 객석까지 현관처럼 신발을 신고 다니는 공간이 꽤 넓어서 공연 중 촬영 동선 확보가 되었다.
코타 상과 우리는 서로의 위치를 옮겨 다니면서 기록했다.
때로는 2층에도 올라갔다.
공연 중에는 입구의 문을 조금 열어두었는데, 피아노 소리가 가득한 장내로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흘러 들어와 섞였다.
그 소리가 꽤 컸는지 수빈 님도 연주 중에 듣고 좋았다고 하셨다.
음악과 잘 어울렸다.
실내 공연이지만 숲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촬영을 멈추고 입구에서 녹음을 시작했다.
공간감이 느껴지는 소리였다.
앵콜곡까지 마무리된 후 공연이 종료되었다.
바로 공연장 밖으로 나서는 사람은 드물었고, 사인받는 줄과 음반 구매하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
음반은 다음 날에 배정한 분량까지 꺼내야 할 정도였다.
수빈 님이 사인받는 관객 한 분 한 분과 대화를 나누는 걸 본 유리 상은 히데유키 상은 말이 너무 없다며 공연 때 이렇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용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뒷정리를 서둘렀다.
피아노를 원위치하는 데에 조금 애를 먹었다.
마지막에 공간의 주인 분께 확인받고 퇴장했다.
숲속으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짐도 줄었고, 마음도 가벼워졌다.
역까지 걸어가려 했는데, 유리 상과 히데유키 상이 역까지 간다며 같이 가자고 하셨다.
함께 택시를 타고 꽤 달려서 도착한 곳은 히데유키 상의 숙소 근처의 역이었다.
짐을 내려두고 역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히데유키 상의 선택은 꽤 신중했는데, 그 사이에 유리 상이 결정을 했다.
여러 종류의 메뉴를 주문해서 나눌 수 있는 식당이었다.
그중에는 야키토리도 있었는데, 다음 날 회식에 함께 할 um의 주인분이 예약하신 식당이 야키토리 전문점이어서, 오늘 먹은 건 비밀로 하기로 했다.
여기 적으면 더 이상 비밀이라고 말할 수 있나.
일요일 공연은 저녁 공연이라 점심을 먹고 가면 적당했다.
수빈 님은 비 오는 신주쿠 공원에 가고 싶었다고 하셨다.
비록 화창한 날이었지만, 공원에 갔다가 지인분께 추천받은 샌드위치 가게에서 식사하고 숙소에서 짐을 챙겨 나가기로 했다.
매표소에 도착했을 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우선, 매표소가 있다는 것.
한 달 전 어머니와 공원에 왔을 때, 개장 시간에 맞춰 사람들을 따라 입장했다.
공원 입구라고 하기에는 관리소 뒤편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있었는데, 큰 공원이라 여러 개의 출입구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다.
별다른 제지도 없었고 사람들이 각자 흩어져서 우리도 산책을 했다.
공원 지도를 보니 그때 그 출입구는 직원 출입구가 확실했다.
도쿄에서 좋았던 기억 중 하나는 큰 공원이다.
한 바퀴 도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든다.
수빈 님이 찾는 것은 영화의 배경이 된 장소들이었다.
신카이 마코토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도쿄, 그중에서도 언어의 정원의 배경을 찾아갔다.
수빈 님의 곡 중에는 언어의 정원에 영향받고 쓴 곡도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한 정자 주변에는 이미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있었다.
빠르게 사진을 남기고 이동했는데, 의자에 앉아보지 못한 게 나중에 아쉬울 것 같아서 되돌아갔다.
um이 있는 오야마다이 역은 간이역처럼 작았다.
도로와 철로가 교차하고 역 주변 가로수며 가게도 아기자기해서 걷기 좋은 동네 분위기가 났다.
um 역시 아기자기한 길가에서 동네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입구에 작게 붙은 포스터가 반겨줬다.
짐을 들고 내려가니 에노모토 상이 문을 열어주셨다.
에노모토 상은 수빈 님을 이전부터 팔로우하고 있어서 낯선 땅에서 공연하는 입장에서 마음이 놓이고 의지가 되었다.
fluss 때부터 궁금했던 작은 공연장에는 그랜드 피아노와, listude 스피커가 놓여있다.
뒤로는 벤치가 나란히 줄서있고, 그곳에서 촬영된 공연 사진에서 관찰되는 아이코닉한 구도를 두 눈으로 보고싶다고 생각한 지는 꽤 되었다.
유리 상과 히데유키 상이 도착했다.
공연 날에는 함께 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는데, 둘째 날 공연 시작 전까지 도움을 주었다.
오늘은 축구 경기를 직관하기로 해서 공연 중에는 함께하지 못한다고 했다.
에노모토 상이 필요한 장비를 모두 준비해 주셔서 유리 상의 짐도 한결 가벼웠다.
코타 상이 도착했고 리허설 촬영을 했다.
어제와 다른 장소에서 새로운 공기가 담긴다.
지상에서 한 층 아래에 있어서 동굴처럼 포근하다.
낮은 조도도 느낌을 더했다.
대기실 한쪽 벽에는 음악가들의 사인이 가득했다.
수빈 님도 사인을 남겼다.
관객 입장이 시작되었다.
어제 1등으로 도착하신 분이 오늘도 1등으로 오셨다.
장소는 금세 채워졌고, 정시에 맞춰 공연이 시작되었다.
어제처럼 수빈 님의 카메라로 영상 녹화를 했다.
오늘의 피아노는 그랜드여서 셋리스트에도 변화를 주었다고 하셨다.
멘트도 그에 맞게 바뀌었다.
어제도 오늘도 일본 각지에서 찾아주셨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공연을 보기 위해 지역을 이동하려면 얼마나 큰 결심이 필요한지 안다.
나조차도 쉽지 않아서, 장내를 가득 채워주신 한 분 한 분께 감사했다.
유리 상이 준비한 메시지 카드도 모두 어느 틈에 채워주신 건지, 수빈 님은 매일 숙소에서 편지를 읽었다고 하셨다.
준비한 음반을 모두 판매했고, 마지막 손님까지 사인을 받아가셨다.
정리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예약한 식당으로 향했다.
에노모토 상은 이전에 항공사에서 근무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뮤직러버라고 하셔서 지금의 일로 이어진 것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생각했다.
나도 비슷한 경우니까.
모두 편하게 젠 상이라고 불러달라고 하셨다.
다음번에도 이 자리에서 식사하자고 하셨다.
공식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다.
서로 수고했다며 격려했다.
귀국은 모레여서 마음 가볍게 하루를 보내면 될 것 같았다.
무얼 할지는 정해두지 않아서 즉석에서 정했다.
유리 상도 함께하기로 했다.
다음 날 타워레코즈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본점은 무척 컸다.
개장 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주변에 모여있었다.
바이닐을 판매하는 층에서 각자 흩어져서 구경했다.
레코드숍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장르별, 아티스트별 정리가 잘 되어있었다.
수관기피에 있는 음반을 보고 반갑기도 했고, 재킷에 끌려서 살펴본 음반도 있다.
히데유키 상의 음반도 찾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한 것 같아서 주위를 둘러보니 유리 상이 계셨다.
10분 전에 도착했다고 하셨다.
조금 지나니 히데유키 상도 보였다.
전날 제대로 인사를 못하고 헤어져서 반가웠다.
바이닐은 부피가 커서 참았지만, 면세 계산대가 있는 층에서 CD 구경을 하다가 세 장을 사버렸다.
점심은 함박을 먹었고, 카페는 수빈 님이 가고 싶다고 한 곳이 있어서 방문했으나 정비 기간이었다.
대신 2층 공간은 둘러볼 수 있었다.
창밖으로도, 내려오는 계단에서도 1층을 조금 엿볼 수 있었다.
햇살이 뜨거워서 가까운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히데유키 상이 신중히 검색하기 시작했다.
언덕을 넘어서 도착한 카페는 공유오피스가 있는 건물에 있는 카페였다.
몇몇 낮은 건물이 단지를 이루는 곳이었다.
오전에 구매한 음반도 꺼내어 함께 구경하고, 다음에 무얼 할지 정했다.
히데유키 상은 마사지 숍을 알아봤고, 세 사람이 마사지 숍에 가 있는 동안, 나는 지수의 심부름을 하러 무인양품에 가기로 했다.
가까운 큰 역에 내려서 흩어졌고, 무인양품에서 찾는 물건이 보이지 않아서 문의하니 큰 매장에 가야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세 사람은 아직 마사지 숍을 고르지 못해서 비상계단 모여 있었다.
더 큰 매장에 다녀오겠다고 말하니, 큰 역 주변에 가면 숍 선택지도 늘어나니까 같이 이동하자고 했다.
그 순간 히데유키 상은 이미 예약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엉겁결에 히데유키 상과 헤어졌다.
다음에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는데, 같은 반 친구처럼 가볍게 인사나눴다.
유리 상과 수빈 님은 마사지 숍에 가지 않기로 했다.
무인양품에서 찾던 물건을 사고 나왔다.
다 함께 게임센터에 가자고 했던 게 생각났지만, 히데유키 상은 이미 없다.
우선 각자 숙소로 돌아갔다가 저녁에 다시 만나자고 했다.
숙소에 돌아왔다.
유리 상은 피곤할 테니 푹 쉬고 다음에 만나자고 했다가, 밤에 호텔로 찾아가겠다고 하셨다.
이번에는 수빈 님과 두 분이 머물고 계신 곳으로 가겠다고 말씀드렸다.
여러 번의 헤어짐과 만남이 있었지만, 이번이 진짜 헤어짐을 위한 만남이라고 생각했다.
히데유키 상은 그동안 장소를 찾아두신 듯했다.
찾아간 곳은 분위기 좋은 식당과 이자카야 사이의 무언가였다.
그곳에서 식사하면서 수다를 떨고, 지난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정리했다.
다음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다음이 있다는 건 좋은 신호다.
버스정류장에서 두 분의 배웅을 받았다.
말로 전하지 못하는 내용은 숙소에서 정리하여 메시지로 보냈다.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었고, 다음 날은 여유롭게 만나서 우에노역에서 식사하고 카페에 갔다가 공항으로 이동했다.
계획한 것들이 계획한 대로, 바라는 대로 작동하고 이뤄져서 다행이었다.
언제나 걱정한 만큼 큰일은 일어나지 않고, 기대한 것보다 좋은 일은 일어난다.
지금까지 생각하면서 살아온 대로 이번에도 무사히 잘 지나갔다.
이번에 느낀 건 수빈 님은 일본에 가기 전부터 이미 일본에서 활동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충분히 두발자전거를 탈 수 있지만, 아직 타본 적이 없어서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탄 상황이다.
시작을 도와줄 누군가가 필요했고, 수빈 님이 희망한 유리 상이 손을 잡아주어서 좋은 과정과 결과가 있었다.
앞으로는 다른 지역에서도 해보아도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수빈 님의 첫 해외 공연에 함께할 수 있어서 기뻤다.
경험과 배움이 있었고,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을 안다.
큰 도움이 되진 못했지만, 조금이나마 여정이 편했다면 기쁜 일이다.
버킷리스트 하나를 이뤘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런데 보조바퀴가 있으면 코너를 돌 때 불편하고 속도를 내기도 어렵다.
이제 보조바퀴를 떼어내고, 힘차게 페달을 밟아보자.
그 뒤에는 앞만 보고 달릴 수 있게 등을 밀어줄 사람들이 있으니까.
지난 반년 동안 대전, 울산, 전주, 그리고 일본의 무대 뒤에서 내가 본 것은, 저마다의 빛나는 눈동자에 피아노 치는 뒷모습을 담아가던 관객들이었다.
2026.06.26
2026.06.26
2026.05.05
2026.05.05
2025.12.24
2025.12.24
2025.11.21
2025.11.21
2025.08.23
2025.08.23
2025.06.03
2025.06.03
2025.05.30
2025.05.30
2025.04.20
2025.04.20
2024.12.21
2024.12.21
2024.11.06
2024.11.06
2024.10.23
2024.10.23
2024.09.30
2024.09.30
2024.07.16
2024.07.16
2024.04.25
2024.04.25
2024.04.05
2024.04.05
2024.04.03
2024.04.03
2024.03.03
2024.03.03
2024.02.09
2024.02.09
2023.12.31
2023.12.31
2023.12.30
2023.12.30
2023.10.30
2023.10.30
2023.10.21
2023.10.21
2023.10.17
2023.10.17
2023.10.12
2023.10.12
2023.10.04
2023.10.04
2023.10.02
2023.10.02
2023.09.02
2023.09.02
2023.07.26
2023.07.26
2023.07.05
2023.07.05
2023.06.22
2023.06.22
2023.06.20
2023.06.20
2023.06.07
2023.06.07
2023.06.03
2023.06.03
2023.05.21
2023.05.21
2023.05.04
2023.05.04
2023.04.20
2023.04.20
2023.04.09
2023.04.09
2023.04.05
2023.04.05
2023.03.25
2023.03.25
2023.03.23
2023.03.23
2023.03.17
2023.03.17
2022.12.12
2022.12.12
2022.12.07
2022.12.07
2022.11.23
2022.11.23
© 2026. sggp All Rights Reserved.
상호 | 수관기피 대표 | 허정무 사업자등록 | 588-10-02318
주소 |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80가길 8, 201 전화번호 | +82 (0)507-1384-6554
이메일 | sggp.kr@gmail.com 입금계좌 | 국민 0248-0104-546369
통신판매업 | 2025-서울은평-1118
© 2026. sggp All Rights Reserved.
상호 | 수관기피 대표 | 허정무 사업자등록 | 588-10-02318
주소 |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80가길 8, 201 전화번호 | +82 (0)507-1384-6554
이메일 | sggp.kr@gmail.com 입금계좌 | 국민 0248-0104-546369
통신판매업 | 2025-서울은평-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