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1
"한국에서의 공연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에서 공연하면 좋을 것 같아요."
2024년 1월에 파니욜로 상과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전부터 팔로우를 맺고 있었지만, 게시물이나 스토리에 '좋아요'만 누르는 정도로 교류는 없었다.
어떤 장비를 사용하시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일정은 가능하신지, 일본에서는 어떻게 공연을 하시는지 등 궁금했던 것들을 여쭤봤다.
민감한 이야기지만, 비용에 관한 것도 여쭤봤고, 때에 따라 하루에 두 번 공연하거나 이틀 공연을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N회의 공연이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아서, 공연 장소 섭외 등 생각해 보고 다시 연락드리기로 한 채 1년이 흘렀다.
2025년 1월,
1년 만에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 공연에 관한 생각은 여전히 그대로인지 여쭤봤다.
그리고 작년보다 구체적으로, 언제쯤 몇 개의 지역에서 몇 회 공연을 예상하는지, 정산은 어떻게 할지 말씀드렸다.
변함없이 투어를 하고싶다고 하셨다.
계절은 날씨가 가장 좋은 가을을 선택하셔서 시기로 인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다.
5~6월에 기간과 장소를 확정하기로 했다.
마음속으로 생각해 둔 장소가 있었다.
다만, 직접적인 인연이 없거나, 수관기피에서 여는 공연이 처음인 장소도 있어서 연락을 신중히 했다.
가장 어려운 곳부터 문을 두드리기로 했다.
전주 '백일몽'은 현진님을 통해 소식을 전해 듣고 있던 카페였다.
전부터 울산이 아닌 다른 지방에서도 공연을 해보고 싶었고, 백일몽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현진님이 전주분들과 만났을 때 넌지시 공연에 관해 여쭤봐 주셨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말씀을 전해 듣고 안심했다.
벚꽃 피는 봄에 전주에 갔다.
사전에 연락드릴지 고민하다가, 유난 떠는 것 같아서 조용히 방문했다.
울산에 소일, 파프리카, 키위새가 있다면, 전주에는 흰 산책, 스틸라이프, 백일몽이 있다.
묘하게 각 사장님의 포지션이 1:1로 매치된다.
당일치기로 세 곳 모두 방문하기 위해 백일몽에 대기자 명단을 작성하고, 흰 산책을 찾았다.
흰 산책은 세 곳 중 가장 최근에 생긴 카페로, 수관기피 행사 때 몇 차례 뵙고 알게 된 순원님이 만든 공간이다.
일전에 SNS를 통해 공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인사드리러 갈 때가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래된 건물 안에 숨겨진 순원님다운 공간이었다.
백일몽과 스틸라이프 사장님께 미리 연락을 해두셨다는 건 각 장소에 방문해서 알았다.
백일몽은 생각보다 넓고 좌석 수는 적었다.
테이블 사이 거리가 멀어서 독립된 느낌을 주었고, 오래된 가구와 공예품이 여백을 적당히 채우고 있어서 허전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매일 신경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깨끗한 물이 담긴 수반, 싱싱한 꽃잎, 꺼지기 전에 교체되는 초가 인상적이었다.
공간의 모양도 걸릴 것 없는 사각형이고, 무대처럼 단이 나뉜 부분이 있어서 공연장으로도 손색없었다.
뒤로 대기하는 손님이 계셔서 사장님과 길게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고, 가을에 공연을 하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사장님도 긍정적인 마음이라고 하셔서 글로 정리하여 다시 연락드리기로 했다.
마지막 장소는 스틸라이프.
카페보다 사장님의 그림을 먼저 알고 있었다.
직접 그리신 여러 유명인을 보고 사진 같아서 감탄했었다.
그중에서도 사카모토 류이치 그림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고, 생전의 그에게도 닿아, 한정반에 수록되는 놀라운 일도 일어났다.
카페에서 접객 외 시간에 그림을 그린다고 하셨다.
카운터 안쪽에는 언제든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준비되어 있었다.
기다리는 손님이 없고, 접객이 끝난 때여서 사장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중간에는 영업을 마친 순원님도 오셔서 대화에 참여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어려워하지 말고, 말해달라고 하셨다.
그날은 세 가게 모두 영업을 쉬고, 공연을 돕고 즐길 거라고 하셨다.
가을과 겨울을 닮은 공간에서, 다정한 온도가 느껴졌다.
서울 공연 장소는 스테디 에브리웨어와 물루를 생각하고 있었다.
두 곳 모두 파니욜로 상의 곡이 매장 플레이리스트에 들어있고,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서 이동 시 부담이 없을 것 같았다.
스테디 에브리웨어에서는 올봄부터 공연을 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가을 공연을 함께 만들고 싶었다.
봄 공연을 못 하게 되었을 때, 파니욜로 상의 가을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전에도 이번에도 세부 내용을 말씀드리기도 전에 환영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물루의 성탄님은 작년 6월에 물루에서 있었던 유수 전시에서 뵙고 알게 되었다.
전시 준비 중 승미님이 성탄님께 수관기피 이야기를 해드렸고, 나도 승미님을 통해 성탄님의 이야기를 들어서 뵙고 싶었다.
물루는 1층에 있고, 삼면이 통유리로 되어있어서 동네 풍경과 하루의 변화가 안에서 그대로 보인다.
성탄님은 눈 내리는 날이 정말 예쁘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핸드 드립으로 시작하셔서 지금은 에스프레소 머신과 로스터기가 추가되었고, 직접 로스팅도 하신다.
방문할 때마다 크고 작은 변화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장소 섭외만으로도 상당히 긴 글이 되었다.
지금까지 2회 공연만 해봐서, 4회 공연을 계획하니 글도 길어진다.
결국 추가공연까지 더해져 총 5회 공연이 되었지만)
확정된 장소를 파니욜로 상에게 공유드리고, 순서와 일시를 조율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추가공연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이때만 해도 여러 번의 공연으로 지역을 옮겨 다니면서 투어다운 투어를 해보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전부 매진될 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
포스터를 만들었다.
가을의 햇살을 받고 반짝이는 갈대밭을 상상했다.
동시에 기타의 현이 언덕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높게 솟은 부분은 파니욜로 상의 곡 코드에서 가져왔다.
크기는 늘 B2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인쇄는 새로운 업체를 이용했는데, 대응과 결과물이 모두 만족스러웠다.
파니욜로 상에게는 음반을 챙겨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지금까지 발매된 솔로 앨범은 발매 10주년을 기념해 재발매 된 'tama no koto'를 제외하고는 전부 절판 상태였다.
그나마 올해 절판된 hitotema가 수중에 6장 남아있다고 하셨다.
추가로 이전부터 취급하고 싶었지만, 유통 제한이 걸려있어서 취급하지 못한 '三月が眠る(3월이 잠든다)'를 판매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CD로만 들을 수 있는 앨범이고, 일본 내에서는 온라인 판매처가 두 곳뿐이라 소장 가치가 높은 CD다.
공연장에서도 판매할 수 있다고 하셔서, 레이블과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하셨다.
진행 시간은 중간 휴식 10분을 포함하여 총 90분.
휴식 시간은 파니욜로 상이 먼저 말씀하셨는데,
화장실에 가고 싶은 손님이 계실 수도 있고, 사업장에 따라서 음료 주문을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한 시간이라고 하셨다.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티켓 오픈 당일에 몇 좌석을 남기고 모두 예매되었다.
몇 개월 동안 마음을 누르고 있던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다.
마지막 공연 다음 날 추가 공연이 가능할지 여쭤보았다.
파니욜로 상은 일정을 확인해 보시고는 좋다고 하셨다.
추가 공연을 하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미리 생각해 둔 장소가 있었다.
윗층에서 생긴일은 내부 구조가 예쁘고, 스타일링이 잘 되어있으며, 좌석 수도 충분하게 갖춰진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올해 다른 행사를 통해 공간을 볼 기회가 있었고,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잘 기억해 두고 있었다.
그곳을 돌보고 있는 영민님과는 이전부터 거래를 이어오고 있었고, 과거에 파니욜로 상의 앨범들을 주문하신 적도 있기 때문에, 공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실 거라고 믿고 있었다.
빠른 확정을 위해 뵙고 이야기를 나눴다.
부족한 의자 확보, 배치 시뮬레이션 등 필요한 것들을 나서서 해결해 주셔서 편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숙소와 교통편 예약까지 마친 후 모든 준비가 끝난 기분이었다.
티켓도 전부 매진되었기 때문에 당일까지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었다.
파니욜로 상은 날씨 문제로 입국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공연 하루 전날 김해 공항으로 입국 후 바로 울산으로 이동하셨다.
나는 서울에 일이 있어서 공연 당일 아침에 파프리카로 향했다.
파사장님께서 대신 파니욜로 상을 챙겨주셨다. 저녁 식사도 하고 찻집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신 것 같았다.
지수와 함께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파프리카에 오전에 도착했다.
비 소식 없이 맑은 울산은 오랜만이다.
6개월 사이에 가구도 바뀌고 구조도 바뀌었다.
짐을 내려두고 호텔로 마중 나갔다.
언제나 첫 만남은 어색하다.
일본어로 인사드렸고, 파니욜로 상도 한국어를 연습해 오셨는지 한국어로 인사하셨다.
외국인 아티스트와 함께할 때는 늘 언어의 벽이 느껴지지만, 이번에는 그 벽이 낮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파니 상이라고 불러도 좋다고 하셨다.
점심은 파프리카 안에서 파사장님이 챙겨주신 김밥을 먹었다.
메일로 못 드시는 음식이나 알레르기 여부를 여쭤봤을 때, 매운 음식은 잘 드시지 못한다고 하셨지만,
드시기 전에 매울 거라고 말씀드리면, 꼭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하시곤 맛보셨다.
5일간의 식사를 돌아보면 김치김밥은 달콤한 정도다.
리허설 시작까지 시간이 남아서 태화강 산책을 떠났다.
공연이 있던 주말에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축제나 행사가 열렸고, 울산도 마찬가지였다.
태화강 쪽에서만 축제와 행사가 각각 진행 중이었다.
울산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 처음 봤다.
주차할 곳이 없어서 파사장님은 되돌아가셨고, 파니 상과 지수랑 셋이 십리대밭을 걸었다.
한국 투어를 위해 휴대폰을 최신 기종으로 바꾸셨다고 했다.
강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드리고, 반대로 나와 지수의 사진도 찍어주셨다.
그동안 궁금했던 paniyolo 라는 활동명의 의미도 여쭤봤다.
카우보이를 뜻하는 하와이어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하셨다.
이야기하면서 걷다 보니 멀리까지 와서, 파사장님이 계신 곳으로 되돌아갔다.
파니 상이 리허설 준비를 하시는 동안 남은 사람들은 가게를 정리하고, 구조를 바꾸고, 의자를 배치했다.
공연을 거듭할수록 세팅 속도도 빨라진다.
준비된 의자 중 사용하실 의자를 고르시라고 말씀드렸다.
높낮이도 모양도 제각각이라 여러 의자에 앉아보시곤 하나를 고르셨다.
그리고 리허설이 시작되었다.
공연에 앞서서 먼저 연주를 듣기 때문에 리허설이 내게는 처음의 떨림이 전해지는 때다.
음원으로 여러 번 들어서 익숙해진 곡들이 눈앞에 보이면서 들리는 순간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본 공연 때는 사진이나 영상을 편하게 담기 어려워서 리허설 때 기록을 남겨두는 편이다.
또, 이 시간의 기록이 추후 관객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새로운 장면이기도 하니까.
시간은 금방 흘러갔고,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먼저 도착한 관객분들은 가게 앞에 줄 서 계셨고, 파니 상이 기타를 내려놓고 퇴장한 뒤에 입장이 시작되었다.
자리는 금방 채워졌다.
정시가 되어 파니 상을 모시러 갔다.
멘트 없이 연주가 시작되었고, 객석에서 들려오는 바스락거리는 가을 외투 소리도 금세 차분해졌다.
저녁이 되면서 공기도 한층 차분해졌다.
가게 앞을 지나가는 차 소리가 종종 음악에 끼어들었다.
그런 환경 소음조차 자연스럽게 느껴져서 좋다.
중간중간 짧은 인사와 곡 소개 멘트가 더해졌고, 마지막에는 사전 협의 된 앙코르도 있었다.
예상 시간을 꽤 넘긴 뒤 공연은 종료되었다.
언제나처럼 파사장님이 마무리 진행을 해주셨다.
관객분들은 음반과 포스터에 사인을 받았다.
저녁은 늘 가는 전집에서 먹었다.
마침, 낮에 해물전을 좋아한다고 하셔서 마음에 들어 하실 것 같았다.
해물파전과 모둠전, 동동주를 주문했다.
주종의 선호도는 맥주 > 막걸리 > 소주 같다.
울산에는 자주 오는지 물어보셔서, 공연이 있을 때만 오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공연은 그리운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자리고, 전집에서 자주 저녁을 먹으니 더 명절 같다고 설명해 드렸다.
그렇게 투어 첫날이 끝났다.
다음 날 아침, 파사장님이 호텔부터 울산역까지 차로 바래다주신 덕분에 편하게 이동했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투어여서, 기타까지 있는 파니 상은 짐이 한가득이다.
파사장님이 기차에서 아침으로 먹으라고 김밥까지 챙겨주셨다.
파니 상은 "다시 만나요."라고 파사장님께 인사했다.
4인석에 앉아서 마주 보며 갔다.
마주 보는 좌석은 성인이 되어서 처음이다.
편의점에서 산 단지 바나나우유를 꺼냈다.
일본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유통기한 문제로 종이 팩 형태로만 판매된다고 말씀드렸다.
파니 상은 어릴 적 어머니의 고향인 홋카이도에서 목욕을 마치고 삼각 우유를 마셨던 그리운 추억이 떠오른다고 하셨다.
한국에 있는 삼각 커피우유 사진도 보여드렸다.
전주까지 가는 3시간 동안 기차 환승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역에는 순원님이 미리 마중 나와계셨다.
순원님의 차를 타고 백일몽에 도착했다.
짐을 내려두고 자기소개를 했다.
파니 상은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일본어로 발음을 메모하셨다.
자주 사용할 것 같은 한국어도 틈틈이 메모장에 정리하셨다.
세 사장님께서 미리 좌석 배치를 해주신 덕분에 따로 세팅할 것이 없었다.
그리고 백일몽 사장님께서 관객분들을 위해 가을 느낌이 물씬 나는 형형색색 젤리를 하나하나 만들고 포장해 두셨다.
파니 상은 의자마다 놓인 젤리를 사진으로 남기셨다.
공연장이 된 백일몽은 더욱 고요했다.
리허설 동안 공간의 소리와 울림을 들으시곤, 정말 고요해서 연주를 평소보다 조용하게 했다고 말씀하셨다.
백일몽 사장님의 의도에 따라, 공간 크기 대비 좌석 수를 적게 해서 더욱 고요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여백에도 소리는 존재한다.
처음 하는 낮 공연 이었지만, 조명을 모두 끄고 촛불 몇 개로만 공간을 밝혀서 집중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리허설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메뉴는 비빔밥.
오래된 식당이었다.
고추장이 들어간 음식이라, 밥으로 맵기 조절을 하실 수 있도록 공깃밥을 하나 더 시켜드렸다.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는 건 오랜만이다.
식사를 마치고 소화를 시킬 겸 근처 한옥마을까지 산책하기로 했다.
주말에도 거리에 사람이 많지 않아서 전주는 한적하다고 생각했는데,
한옥마을에 도착하니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전동성당이라는 크고 오래된 성당이 있었다.
그 앞을 지나 경기전을 한 바퀴 돌았다.
경기전 내에 사람들이 사진 찍는 곳이 있다며, 사장님들이 데려간 곳에서 함께 기념사진도 남겼다.
관객맞이를 위해 백일몽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잠깐 소나기가 내렸다.
날이 흐려지고, 작은 소리는 더 크게 들렸다.
이날 공연은 예상대로 다섯 번의 공연 중 가장 조용했다.
공연이 끝날 무렵엔 해가 졌다.
백일몽은 무대 뒤로 퇴장할 수 있는 구조여서, 본공연을 마치고 재등장하면서 앙코르를 하는 쇼맨십도 보여주었다.
이날부터는 내가 마무리 멘트를 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건 너무나 떨리고 어렵지만, 어떻게든 잘 마친 것 같았다.
전주에서는 남은 공연에서 판매할 CD가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로 많은 CD가 판매되어서 파니 상에게 기쁜 고민을 안겨드렸다.
파니 상도 공연을 하면서 이 정도로 많은 사인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하셨다.
앞으로 한국에서 활동하시는 게 어떨지 여쭤봤더니,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셨다.
일본의 관객 연령층은 한국보다 높은 40~50대라고 하셔서, 한국에서는 파니 상이 아이돌이라고 말씀드렸다.
오늘의 숙소는 관객으로 모신 분께서 직접 운영하시는 '산다'라는 독채 한옥이었다.
파니 상의 전주 공연 소식을 알리고 얼마 되지 않아서 숙소를 지원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런 연락은 처음이라 신기했다.
대표님 부부는 전부터 파니 상의 음악을 좋아하셨고, 파니 상이 '산다'를 이용해 준다면 기쁠 것 같다고 하셨다.
파니 상에게도 멋진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저녁 메뉴는 배달 음식으로 정했고, 낮에 파니 상이 드시고 싶다고 한 닭강정과, 함께 먹기 좋은 보쌈과 족발로 골랐다.
닭강정은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 '닭강정'을 보고 난 뒤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되었다고 하셨다.
대표님 부부의 배려로 다 같이 '산다'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파니 상에게 공연 제안을 받았을 때, 타지여서 고민되지는 않았는지 여쭤봤다.
전혀 망설이지 않았고, 연주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고 답하셨다.
참 감동스럽고 감사했다.
식사 후에는 대표님들께서 마당에 지펴주신 장작불 앞에 둘러앉아 마시멜로를 굽고 스모어를 만들어 먹었다.
우리가 불편해할까봐 계속 자리를 피해주고 계셨다.
여대표님께서 일본어를 굉장히 잘하셔서 파니 상도 편하신 것 같았다.
파니 상은 한국에서 캠프파이어를 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밤공기가 차가운 줄도 모르게 다정한 밤이었다.
다음 날 아침, 파니 상이 계신 호텔로 마중을 나갔다.
기온이 뚝 떨어졌다
전날 세 카페 사장님이 추천해 주신 콩나물국밥집에 갔다.
식당 이름은 '삼백집' 그 이름은 창업주 할머니가 손님이 아무리 많이 찾아와도 300그릇 이상은 팔지 않은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제대로 된 콩나물국밥집은 처음이라 함께 나오는 수란이나 김을 먹는 방법을 몰랐는데, 직원분께서 능숙한 일본어로 알려주셔서 놀랐다.
아침으로 먹기 참 좋은 메뉴였다.
종종 생각날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기차 시간까지 조금 여유가 있었다.
스틸라이프에 잠깐 다녀갈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말씀드렸다.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전날 밤 다음을 기약하는 작별 인사까지 했지만, 다시 만났다.
백일몽 사장님도 계셔서 반가웠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걸 아시곤 준비시간이 짧은 밀크티를 제안 후 라임 푸딩과 함께 내어주셨다.
또 넘치는 대접을 받았다.
파니 상은 최대한 공간을 기억에 남기려는 듯했고, 스틸 라이프 사장님은 파니 상과 PC 화면을 보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또, 작업 중인 소묘 그림과 과거에 그린 그림들을 보여주셨다.
잠들고 싶은 공간이라 종일 머물고 싶은 마음이라고 하셨다.
택시가 가게 앞에 도착했고, 서둘러 일어났다.
스틸라이프 사장님은 날이 춥다며 본인의 머플러를 파니 상의 목에 매주셨다.
한국의 정이라고 하셨다.
택시에서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하셨다.
산다 대표님께도 장문 메시지를 남기셨다.
마주 보는 자리에 앉아 서울로 가는 길.
낮에 타는 기차는 한적했다.
몇몇 역에 도착했을 때는 지도를 켜서 위치를 확인하셨다.
서울에 들어가는 순간을 보려고 하시는 것 같았다.
처음 만난 날 파니 상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신다는 걸, 그중에서도 '이태원 클라쓰'를 좋아하시는 걸 알았다.
가능하면 촬영지를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일본에서는 촬영지를 돌아보는 것을 성지순례라고 부른다고 알려주셨다.
한국과 같은 표현이다.
용산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타고 홍대 입구에서 내린 뒤, 마을버스를 타고 조금 더 가서 호텔에 도착했다.
공연에 필요한 장비만 챙겨서 스테디 에브리웨어에 가는 길.
보도블록의 요철 때문에 캐리어가 달그락거렸다.
파니 상은 짐이 가벼워서 괜찮다고 하셨다.
일본에서도 근거리가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공연을 다닌다고 하셨다.
월요일은 스테디 매장 휴무일이지만, 사무 업무는 계속되기 때문에 대표님과 스테디 식구분들이 계셨다.
평소에는 유튜브 화면으로만 봐서 실제 뵐 때마다 유명인을 뵙는 기분이다.
인사를 나눈 뒤, 파니 상이 리허설 준비를 하시는 동안 의자 세팅을 했다.
카페처럼 의자가 많지 않은 곳에서 하는 공연은 의자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무대와 객석 간 단차가 없어서 뒷줄에서도 잘 보이도록 절반은 바 체어로 준비했다.
마음에 드는 바 체어는 당근에서 금방 구했지만, 스툴은 애매해서 전부 새로 구매했다.
투어 시작 전부터 의자를 보관해 주셨고, 옮길 때마다 스테디 식구분들이 붙으셨다.
배려와 도움을 계속 받았다.
리허설을 보시던 대표님께서 파니 상의 바지와 잘 어울리는 상의가 있다며 코디를 해드리고 싶다고 하셨다.
사이즈를 맞춰보기 위해 몇 벌 시착 후, 더 마음 가는 색상을 알려달라고 하시곤 그 자리에서 옷을 선물하셨다.
SNS에서 본 파니상의 스타일이 스테디 에브리웨어와 잘 맞는다고 생각한 적 있다.
파니 상은 마지막 공연 날에도 선물 받은 옷을 입고 연주하셨다.
옷 가게에서 공연은 처음이라고 하셨다.
이번 투어로 한국 데뷔, 그리고 오늘 옷 가게 데뷔다.
리허설 동안 성길님과 범규님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셨다.
본 공연도 촬영해서 콘텐츠로 제작할 수 있을지 본다고 하셨다.
파니 상도 좋다고 하셨다.
리허설이 끝나갈 무렵, 문밖에는 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저녁이 되면서 기온이 더 내려갔고, 히터를 틀어두었다가 공연이 시작되면 끄기로 했다.
1부가 끝나고 알았는데, 추워서 손이 굳으신 듯하다.
스태프분께서 머그잔에 뜨거운 물을 받아서 손을 녹일 수 있게 챙겨주셨다고 했다.
2부에는 히터를 계속 가동하기로 했다.
세 번째 보는 공연이지만, 매번 느낌이 다르다.
좋아하는 곡이 생겼다.
1부 마지막쯤에 연주하시는 곡이다.
잔잔하고 느린 분위기로 시작되어 쭉 이어지다가 기분 좋은 전환을 맞이하는 지점.
이곳에 있음을 의식하게 되는 신호처럼 다가온다.
공연이 끝나고 어색하게 감사 인사와 마무리 멘트를 했다.
마지막 관객이 파니 상의 사인을 받고 퇴장하셨고, 우리들만 남았다.
"수고하셨습니다."
더 많은 걸 표현하고 싶지만, 일본어로 바로 할 수 있는 말은 이뿐이다.
파니 상의 '감사합니다.'처럼 여러 의미가 들어있다는 것을 파니 상도 아시리라 생각했다.
철수 준비를 마치고, 성길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가게 바로 맞은편에 있는 모츠나베 식당.
그 자리에 식당이 있는 줄도 몰랐다.
성길님을 알게 된 지는 꽤 되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대화를 나눠보진 못했는데, 파니상 덕에 함께 식사까지 할 수 있어 좋았다.
동갑이기도 하고 취향의 교집합이 넓게 느껴져서 줄곧 궁금했다.
어쩌다 보니 학생 때부터 현재까지의 전기를 공유했다.
공연 준비 단계부터 성길님께서 소통을 담당해 주신 것까지 파니 상에게도 모두 파파고로 설명해 드렸다.
새삼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성길님도 나도 공연 관계자이기 전에 팬이어서, 이렇게 파니 상과 함께 식당에 있는 것이.
원하고 상상한 것을 이뤄가고 있다는 것이.
사이드 메뉴로 주문한 오코노미야키는 일본과 상당히 비슷하다고 하셨다.
도쿄에 처음 갔을 때, 정말 맛있는 걸 먹고 싶어서 신중하게 고른 게 몬자야키였고, 먹고 실망했던 이야기를 해드렸다.
성길님은 여행지를 추천받았다.
파니 상은 오카야마와 그 안의 나오시마를 추천해 주셨다.
오카야마, 다카마쓰 쪽은 아껴두고 있는 지역이다.
꼭 가보고 싶다.
어제 경험한바, 서울 공연은 시작이 늦는 만큼 점심도 느지막이 먹는 게 좋다.
오늘 공연에는 통역을 해주실 지수의 지인이 오시기로 하여, 지수와 함께 집을 나섰다.
파니 상과 호텔 근처 식당에서 2시에 만나기로 했다.
지수가 고른 처음 가는 식당이었지만, 날도 추워졌고, 이북식 만두전골은 파니 상도 좋아하실 것 같았다.
파니 상은 새로운 장소에 갈 때마다 최대한 기록을 하신다.
모든 것이 새로워서 아이의 눈으로 보시는 것 같았다.
일본에서 같은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어떤 감각인지 알고 있다.
그리운 감각이다.
식사를 마치고 시간이 조금 남아서 망원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나중에 아내 분과 한 번 더 가셔서 원래 방문 예정이던 곳인지도 모르겠다.
지수와 나는 국내 여행 중에도 근처에 시장이 있으면 가 보는 편이다.
시장마다, 지역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물건도 다르다.
소박하고,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
호텔 방향으로 시장을 통과했다.
나는 의자 용달 시간이 되어서 먼저 스테디 에브리웨어로 출발했다.
오늘은 물루로 의자를 옮겨야 한다.
스테디 에브리웨어에 도착했다.
어제 뵌 스테디 식구분들도 계시고, 휴무여서 못 뵌 분도 계셨다.
이번에도 의자를 1층까지 내리고 트럭에 싣는 것까지 도와주셨다.
그동안의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드렸다.
스테디 에브리웨어에서 물루까지의 거리는 짐이 없다면 걸어서 갈 만한 거리다.
서울에서 연이은 공연을 하기에도 알맞다.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서 가게 밖에 의자를 정리해 두었다.
지수는 먼저 도착해 있었고, 파니 상은 호텔에 들렀다가 시간 맞춰 오신다고 하셨다.
가게 안에는 몇 팀의 손님이 있었다.
성탄님은 내가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고, 전에 주문한 오미자를 주셨다.
보통 카페의 논커피 메뉴는 단 음료여서, 몸을 생각하면 망설여진다.
반면 오미자, 미숫가루, 매실 같은 메뉴는 죄책감이 들지 않는다.
5시가 되었을 때 파니상이 도착했다.
자기소개 시간을 갖고, 파니 상은 리허설 준비를, 성탄님은 홀 정리를 도와주시고 영업 마감을, 나와 지수는 좌석 세팅을 했다.
파니 상을 중심으로 길게 둘러앉을 수 있게, 가급적 2열로 배치했다.
어제도 느꼈지만, 의자의 절반을 바 체어로 하길 잘했다.
파니 상은 한동안 연주를 하시더니 좋은 울림을 갖고 있다고 하셨다.
조도는 지금까지 중 가장 낮았는데, 조도가 낮으면 더 집중된다며 좋다고 하셨다.
삼면이 유리창인 공간이라 저녁이 되는 과정이 실시간으로 보인다.
휴게 시간에는 무알콜 스파클링와인을 판매하기로 했다.
7시에는 통역으로 도움 주실 미오 상이 도착하셔서 파니 상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파니 상은 서툴더라도 본 공연 멘트를 직접 자신의 입으로 관객들께 전하고 싶다고 하셨다.
대신 마지막 앙코르 직전 멘트의 통역을 부탁하셨다.
관객 입장이 시작되었다.
적당한 소음이 있을 줄 알았는데, 다들 너무나 조용히 계셔서 음료 판매에 관해 안내할 때 부담되었다.
조용한 분위기 때문인지 공연 시작 전에는 주문이 없었고, 다행히 휴게 시간에 어느 정도 주문이 있었다.
파니 상의 오른쪽 모습이 보이는 출입문 앞에 앉아서 공연을 봤다.
건너편 창밖 가로등 불빛이 기타 헤드에 맺혀 반짝였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테두리가 둥실둥실 음악에 맞춰 움직였다.
정해둔 세트가 있지만, 장소나 날씨나 관객이 다르면 새로운 연주가 된다.
파니 상도 공연 중에 그것들을 느끼고 변주를 하신다.
모든 연주가 끝나고, 마무리를 이어받아 멘트를 하는 중 성탄님이 손을 드셨다.
앙코르 때 신청하고 싶었던 곡이 있었다고 하셨다.
크리스마스 앨범에 수록된 'Silent Night'.
겨울에 물루에서도 틀어두는 곡이라고 하셨다.
파니 상이 당황하셨다.
신청곡이 있을 줄 몰랐던 것과 연습한 지 오래된 곡인 것.
연주해 보겠다고 하셨다.
원곡보다 느리고 조용한 버전의 연주였다.
중간에 헷갈리시는 모습이 인간미 있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이어서 최근 연습 중인 곡을 짧게 들려드린다고 하셨다.
이해한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기존 곡을 듀엣 버전으로 만들고 파니 상이 한 번에 연주하시는 것 같았다.
소리가 풍성한 연주였다.
마지막 두 연주는 그저 그랬다고 말씀하셨다.
성탄님의 기습 요청 덕분에 새로운 곡도 들었다.
남아있던 CD가 모두 판매되었다.
마지막 관객까지 퇴장한 후, 짐을 정리했다.
가구 원위치나 의자를 옮기는 건 내일 아침에 하기로 하고, 낮에 성탄님께 여쭤본 물루 근처 고깃집으로 다 같이 향했다.
돼지고기를 좋아한다고 하셔서, 오늘은 삼겹살을 먹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미오 상이 계셔서 파파고 없이도 대화가 잘 되었다.
전주에서 설명에 실패한 '테토남'도 미오 상이 완벽하게 의미를 전해주셨다.
좋아하는 장르는 액션/하드보일드고, 메이저리그 경기를 챙겨보는 다저스 팬인 것에서 '테토남'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었다.
목살과 삼겹살 중에서는 삼겹살이 더 맛있다고 하셨다.
덕분에 나도 오랜만에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먹었다.
미오 상은 불판 가운데 놓인 멜젓을 설명해 주셨다.
음식을 더 주문할지 여쭤보면, 늘 "만복(満腹)"이라고 말씀하신 파니 상이 처음으로 오케이 하셨다.
삼겹살은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메뉴다.
물루로 돌아와서 짐을 챙겼다.
성탄님이 호텔 앞까지 우리를 태워주셨다.
지수가 함께하는 일정은 오늘이 마지막이어서 인사를 나눴다.
"다시 만나요."
파니 상이 눈에서 사라지고 난 뒤 우리도 집으로 돌아갔다.
아침 9시, 물루에서 성탄님을 만났다.
테이블과 의자를 원위치하고 나니 시간이 남았다.
공연 때 쓴 의자들을 집으로 가져가야 해서 10시까지 용달 기사님을 기다렸다.
역시 어두운 물루보다 밝은 물루가 익숙하고 좋다.
의자를 내려두고 그동안 신경 쓰지 못한 수관기피 일을 정리하면서 오전을 보냈다.
파니 상은 체크아웃 후 오늘의 숙소에 짐을 맡기셨다고 했다.
벌써 마지막 날이구나.
2시에 점심을 먹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한식을 먹고 싶다고 하셔서 백반집으로 갔다.
회사 다닐 때 가던 식당이라 몇 년 만이다.
전에 파니 상이 드셔보고 싶다고 한 순두부가 있었지만, 제육볶음을 고르셨다.
약간 매울 텐데 괜찮을지 여쭤봤다.
도전해 보겠다고 하셨다.
메뉴판을 번역기로 번역해 보시더니 맨 마지막에 적힌 백반은 가격이 너무 높은 게 아니냐고 물어보셨다.
백반은 쌀밥만 나오는 게 아니라 매일 바뀌는 메인메뉴와 반찬이 함께 나오는 정식이라고 말씀드렸다.
데일리메뉴라고 하시면서 바로 이해하셨다.
제육볶음은 한국의 아저씨들이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며, 저 또한 좋아한다고 말씀드렸다.
일본에도 비슷한 포지션이 있는지 여쭤보니, 규동이라고 말씀하셨다.
바로 공감했다.
판매된 CD 결제는 언제 하는 건지 여쭤보셔서, 관객분들이 이미 그 자리에서 완료하셨다고 말씀드렸다.
한국은 간편결제가 잘 되어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일본에 갔을 때 자판기로 주문하는 식당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고 말씀드렸다.
작은 가게일수록 현금을 받는 경우가 많고, 일본에서는 공연장 판매도 현금으로 계산한다고 말씀하셨다.
한국은 작은 식당도 대부분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고 말씀드렸다.
카드 결제를 거부하면 신고당할 수도 있다고.
일본에서 현금만 받은 가게는 세금 신고를 어떻게 하는지 여쭤봤다.
양심껏...? 이라고 하셨다.
파니 상이 오늘 점심을 사겠다고 하셨다.
어떤 페이를 써보고 싶다고 하셨다.
바로 결제가 되는 것을 보시곤 간단하다고 하셨다.
시간이 남아서 서촌 산책을 했다.
수성동 계곡에 갔다가 한옥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 내려오면서 골목을 걸었다.
한옥마을이긴 하지만, 북촌처럼 한옥이 밀집된 느낌은 아니다.
오늘의 숙소 앞도 지나갔다.
벚꽃길을 따라 걷다가 길 건너에서 지수와 위치엔을 만났다.
위치엔은 파니 상의 공연을 보기 위해 대만에서 온 관객으로, 전부터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전날 공연을 봤고, 오늘도 공연을 보는데, 낮 동안 지수와 시간을 보낸다고 했었다.
운명처럼 만나서 함께 다니게 되었다.
올라이트, 내 기준 서촌의 전망대, 경복궁 옆길을 따라 청와대 앞까지 걷고, 시노라에서 돌아왔다.
파니 상의 아내 분께서 5시 지나서 근처에 도착 예정이라고 하시어, 리허설을 조금 이르게 시작하기로 했다.
파니 상은 지수와는 한 번 더 작별 인사를 했다.
짐을 챙겨서 '윗층에서 생긴일'에 도착했다.
영민님이 파니 상의 짐을 위층으로 올려주셨다.
영민님과 인사를 나눴다.
멋진 공간이라며, 몇 곡 연주를 해보시곤 어제처럼 울림이 좋다고 하셨다.
좌석 세팅을 다 해두셔서 내가 할 게 없었다.
나중에 도착하는 의자 몇 개를 사이에 배치하는 정도.
아내 분께서 경복궁쪽에 도착했다고 하시어, 잠깐 다녀온다고 하셨다.
우정님과 몬스타님이 오셨고, 파니 상이 아내 분과 함께 돌아오셨다.
다시 리허설이 이어졌다.
아내 분은 방금 곡 제목이 무엇인지 파니 상에게 물어보셨다.
이번 투어에서 듣고 좋아하게 된 곡이었다.
리허설을 마치고 숙소에 짐도 둘 겸 체크인하신다고 하여 앞까지 안내해 드렸다.
관객 입장 시간에 돌아오신다고 하셨다.
영민님은 외투를 걸어놓을 행거와 짐을 보관할 자리도 만들어 두셨고, 물과 과자도 준비해 두셨다.
안내도 정말 능숙하게 하셨다.
하나둘 자리가 채워졌다.
파니 상도 아내 분도 오셨고, 여분 의자가 있어서 지수도 위치엔과 함께 돌아왔다.
이미 두 번이나 작별 인사를 해서 다시 뵙기가 민망하다고 했다.
모든 관객이 착석한 후, 투어의 마지막 공연이 시작되었다.
신발을 벗고 입장하는 장소여서 더 아늑하게 느껴졌고, 산장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포근한 기분도 들었다.
다섯 번의 공연 중 관객의 호응과 환호가 가장 컸다.
공연 이후 파니 상도 가장 좋았다고 말씀하셨다.
회를 거듭할수록 공연 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아쉬워서일까.
사인회까지 마치고, 모두가 빠져나간 공간에는 열기가 남아있었다.
빈 의자는 제자리로 돌아갔고, 철수하기 위해 짐을 챙겼다.
투어의 마지막 식사 메뉴는 전으로 하여, 수미상관을 이뤘다.
파니 상의 아내 분도 함께했다.
전날 저녁 이야기 나온 감자전에 해물파전을 추가로 주문했다.
막걸리는 종류가 다양했는데, 그중에서 영민님이 강력하게 추천하신 것으로 정했다.
공연 일정은 더 없어서 파니 상도 마음이 편해지셨을 것 같다.
다음 날은 아내 분과 성수, 안국에 갈 계획이라고 하셨다.
방문 예정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서, 공연 때보다 더 바쁜 하루를 보내실 것 같았다.
'이태원 클라쓰' 촬영지도 가보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아침부터 움직이신다고 하여, 짐은 다음 숙소로 옮겨드리기로 했다.
서촌 숙소는 사전에 계획된 숙소가 아니라 투어 첫날 변경한 숙소고, 파니 상이 내 도움을 사양하기 어려운 사연이 있다.
그렇게 되었지만, 숙소가 공연 장소와 가까우면 끝나고 저녁 식사할 때 부담 없어서 좋다.
어느덧 자정이 가까워져서 일어나기로 했다.
갈림길에서 영민님과 인사를 나눴다.
곧이어 파니 상과도 인사를 나눴다.
그동안 울산, 전주, 서울에서 악수하시는 모습을 봐왔는데, 마지막으로 내 차례가 왔다.
이후로도 연락하며 정리할 게 있어서 기약 없는 사람들처럼 인사하진 않았다.
지수는 세 번째 작별 인사를 했다.
이 시간엔 사람이 붐비던 길도 조용하다.
회사 다닐 적, 야근하다가 차가 끊길 것 같아서 일을 멈추고 퇴근했던 몇몇 날도 생각이 났다.
시간대도, 장소도 같다.
몇 년 사이 변한 것도 여럿 있겠지만, 일하는 자세는 회사 밖에서도 그대로다.
앞으로도 변치 않기를 바란다.
이번 투어를 통해 느낀 점은 내가 지금의 일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과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많다는 것.
일의 끝에 조금의 후회 없이 감사하는 마음만 남은 상태가 최고라는 것.
파니 상은 정말 다정하고 친근한,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꼭 다시 만나요, 파니 상.
Setlist
2025.12.24
2025.12.24
2025.11.21
2025.11.21
2025.08.23
2025.08.23
2025.06.03
2025.06.03
2025.05.30
2025.05.30
2025.04.20
2025.04.20
2024.12.21
2024.12.21
2024.11.06
2024.11.06
2024.10.23
2024.10.23
2024.09.30
2024.09.30
2024.07.16
2024.07.16
2024.04.25
2024.04.25
2024.04.05
2024.04.05
2024.04.03
2024.04.03
2024.03.03
2024.03.03
2024.02.09
2024.02.09
2023.12.31
2023.12.31
2023.12.30
2023.12.30
2023.10.30
2023.10.30
2023.10.21
2023.10.21
2023.10.17
2023.10.17
2023.10.12
2023.10.12
2023.10.04
2023.10.04
2023.10.02
2023.10.02
2023.09.02
2023.09.02
2023.07.26
2023.07.26
2023.07.05
2023.07.05
2023.06.22
2023.06.22
2023.06.20
2023.06.20
2023.06.07
2023.06.07
2023.06.03
2023.06.03
2023.05.21
2023.05.21
2023.05.04
2023.05.04
2023.04.20
2023.04.20
2023.04.09
2023.04.09
2023.04.05
2023.04.05
2023.03.25
2023.03.25
2023.03.23
2023.03.23
2023.03.17
2023.03.17
2022.12.12
2022.12.12
2022.12.07
2022.12.07
2022.11.23
2022.11.23
© 2026. sggp All Rights Reserved.
상호 | 수관기피 대표 | 허정무 사업자등록 | 588-10-02318
주소 |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80가길 8, 201 전화번호 | +82 (0)507-1384-6554
이메일 | sggp.kr@gmail.com 입금계좌 | 국민 0248-0104-546369
통신판매업 | 2025-서울은평-1118
© 2026. sggp All Rights Reserved.
상호 | 수관기피 대표 | 허정무 사업자등록 | 588-10-02318
주소 |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80가길 8, 201 전화번호 | +82 (0)507-1384-6554
이메일 | sggp.kr@gmail.com 입금계좌 | 국민 0248-0104-546369
통신판매업 | 2025-서울은평-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