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3
"한국에서 단독 공연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에서 공연하면 좋을 것 같아요."
2024년 1월에 파니욜로 상과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팔로우 관계는 그 전부터였지만, 게시물이나 스토리에 서로 좋아요를 누르는 정도였다.
어떤 장비를 사용하는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일정은 가능한지, 일본에서는 어떤 형태로 라이브를 하는지 등 궁금했던 것들을 여쭤봤다.
민감한 이야기지만, 비용에 관한 것도 여쭤봤고, 일본 내에서도 경우에 따라 하루에 두 번 공연하거나 이틀 공연을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N회의 공연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아서, 공연 장소 섭외 등 생각해보고 다시 연락드리기로 한 채 1년이 흘렀다.
2025년 1월,
1년만에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 공연에 관한 생각이 여전히 그대로인지 여쭤봤다.
그리고 작년보다 구체적으로, 언제쯤 몇 개의 지역에서 몇 회 공연을 예상하는지, 정산은 어떻게 할 지 말씀드렸다.
변함없이 투어를 하고싶다고 하셨다.
계절은 날씨가 가장 좋은 가을을 선택하셔서 시기로 인한 리스크를 낮출 수 있었다.
5~6월에 기간과 장소를 확정하기로 했다.
마음 속으로 생각해 둔 장소가 있었다.
다만, 직접적인 인연이 없거나, 수관기피에서 여는 공연이 처음인 장소도 있어서 연락에 신중을 기했다.
가장 어려운 곳부터 문을 두드리기로 했다.
전주 '백일몽'은 현진님을 통해 소식을 전해듣고 있던 카페였다.
전부터 울산이 아닌 다른 지방에서도 공연을 해보고 싶었고, 백일몽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느날 현진님이 전주 분들과 만났을 때 넌지시 공연에 관해 여쭤봐 주셨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말씀을 전해듣고 안심했다.
벚꽃 피는 봄에 전주에 갔다.
사전에 연락을 드릴지 고민하다가, 유난떠는 것 같아서 조용히 방문했다.
울산에 소일, 파프리카, 키위새가 있다면, 전주에는 흰 산책, 스틸라이프, 백일몽이 있다.
묘하게 각 사장님의 포지션이 1:1로 매치된다.
당일치기로 세 곳 모두 방문하기 위해 백일몽에 대기자 명단을 작성하고, 흰 산책을 찾았다.
흰 산책은 세 곳 중 가장 최근에 생긴 카페로, 수관기피 행사 때 몇차례 뵙고 알게 된 순원님이 만든 공간이다.
일전에 SNS를 통해 공간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인사드리러 갈 때가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래된 건물 안에 숨겨진 순원님다운 공간이었다.
백일몽과 스틸라이프 사장님께 미리 연락을 해두셨다는건 각 장소에 방문해서 알았다.
백일몽은 생각보다 넓고 좌석 수는 적었다.
테이블 사이 거리가 멀어서 독립된 느낌을 주었고, 오래된 가구와 공예품이 여백을 적당히 채우고 있어서 허전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매일 신경쓰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깨끗한 물이 담긴 수반, 싱싱한 꽃잎, 꺼지기 전에 교체되는 초가 인상적이었다.
공간의 모양도 걸릴 것 없는 사각형이고, 무대처럼 단이 나뉜 부분이 있어서 공연장으로도 손색없었다.
뒤로 대기하는 손님이 계셔서 사장님과 길게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고, 가을에 공연을 하고싶다는 말을 전했다.
사장님도 긍정적인 마음이라고 하셔서 글로 정리하여 다시 연락드리기로 했다.
마지막 장소는 스틸라이프.
카페보다 사장님의 그림을 먼저 알고 있었다.
당시 소묘로 그리신 여러 유명인들을 보고 사진 같아서 감탄했다.
그중에서도 사카모토 류이치 그림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고, 생전의 그에게도 닿아, 한정반에 수록되는 놀라운 일도 일어났다.
카페에서 접객 외 시간에 그림을 그린다고 하셨다.
카운터 안쪽에는 언제든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준비되어있었다.
기다리는 손님이 없고, 접객이 끝난 때여서 사장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중간에는 영업을 마친 순원님도 오셔서 대화에 참여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어려워하지 말고 말해달라고 하셨다.
그날은 세 가게 모두 영업을 쉬고, 공연을 돕고 즐길거라고 하셨다.
가을과 겨울을 닮은 공간에서, 다정한 온도가 느껴졌다.
서울 공연 장소는 스테디 에브리웨어와 물루를 생각하고 있었다.
두 곳 모두 파니욜로 상의 곡이 매장 플레이리스트에 들어있고, 서로의 거리가 가까워서 이동 시 부담이 없을 것 같았다.
스테디 에브리웨어에서는 올 봄부터 공연을 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가을 공연을 함께 만들고 싶었다.
봄 공연을 못하게 되었을 때, 파니욜로 상의 가을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전에도 이번에도 세부 내용을 말씀드리기도 전에 환영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물루의 성탄님은 작년 6월에 물루에서 있었던 유수 전시에서 뵙고 알게 되었다.
전시 준비중 승미님이 성탄님께 수관기피 이야기를 해드렸고, 나도 승미님을 통해 성탄님의 이야기를 들어서 뵙고 싶었다.
물루는 1층에 있고, 삼면이 통유리로 되어있어서 동네 풍경과 하루의 변화가 안에서 그대로 보인다.
성탄님은 눈 내리는 날이 정말 예쁘다고 하셨다.
처음에는 핸드 드립으로 시작하셔서 지금은 에스프레소 머신과 로스팅기가 추가되었고, 직접 로스팅도 하신다.
방문할 때마다 크고 작은 변화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장소 섭외만으로도 상당히 긴 글이 되었다.
지금까지 2회 공연만 해봐서, 4회 공연을 계획하니 글도 길어진다.
결국 추가공연까지 더해져 총 5회 공연이 되었지만.)
확정된 장소를 파니욜로 상에게 공유드리고, 순서와 일시를 조율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추가공연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이때만 해도 여러 번의 공연으로 지역을 옮겨 다니면서 투어다운 투어를 해보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전부 매진될거라는 생각은 못 했다.
포스터를 만들었다.
가을의 햇살을 받고 반짝이는 갈대밭을 상상했다.
동시에 6현 기타줄이 언덕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높게 솟은 부분은 파니욜로 상의 곡 코드에서 가져왔다.
사이즈는 늘 B2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인쇄는 새로운 업체를 이용했는데, 만족스럽다.
파니욜로 상에게는 음반을 챙겨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지금까지 발매된 솔로 앨범은 발매 10주년을 기념해 재발매 된 tama no koto를 제외하고는 전부 절판 상태였다.
그나마 올해 절판된 hitotema가 수중에 6장 남아있다고 하셨다.
추가로 이전부터 취급하고 싶었지만, 유통 제한이 걸려있어서 취급하지 못한 '三月が眠る(3월이 잠든다)'를 판매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CD로만 들을 수 있는 앨범이고, 일본 내에서는 온라인 판매처가 두 곳 뿐이라 소장 가치가 높은 CD다.
오프라인에서는 공연장에서 판매가 가능하다고 하여, 기 판매처와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하셨다.
진행시간은 중간 휴식 10분을 포함하여 총 90분.
휴식시간은 파니욜로 상이 먼저 말씀하셨는데,
화장실에 가고싶은 손님이 계실 수도 있고, 사업장에 따라서 음료 주문을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한 시간이라고 하셨다.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티켓 오픈 당일에 몇 좌석을 남기고 모두 예매되었다.
몇 개월 동안 마음을 누르고 있던 걱정이 눈녹듯 사라졌다.
마지막 공연 다음 날 추가 공연이 가능할지 여쭤보았다.
파니욜로 상은 일정을 확인해 보시고는 좋다고 하셨다.
추가공연을 하게될 경우를 대비하여 미리 생각해 둔 장소가 있었다.
윗층에서 생긴일은 내부 구조가 예쁘고, 스타일링이 잘 되어있으며, 좌석 수도 충분하게 갖춰진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올해 다른 행사를 통해 공간을 볼 기회가 있었고,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잘 기억해두고 있었다.
그곳을 돌보고 있는 영민님과는 이전부터 거래를 이어오고 있었고, 과거에 파니욜로 상의 앨범들을 주문하신 적도 있기 때문에, 공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실 거라고 믿고 있었다.
빠른 확정을 위해 뵙고 이야기를 나눴다.
추가로 필요한 좌석이나 좌석배치 시뮬레이션 등 필요할 거라고 여겨지는 것들을 먼저 찾고 해결해 주셔서 편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숙소와 교통편 예약까지 마친 후 모든 준비가 끝난 기분이었다.
티켓도 전부 매진되었기 때문에 당일까지 크게 신경쓸 일이 없었다.
파니욜로 상은 날씨 문제로 입국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공연 하루 전날 김해 공항으로 입국 후 바로 울산으로 이동하셨다.
나는 서울에 일이 있어서 공연 당일 아침에 파프리카로 향했다.
나를 대신하여 파프리카 사장님께서 파니욜로 상을 챙겨주셨다. 하루 동안 저녁식사도 하고 찻집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신 것 같았다.
지수와 함께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파프리카에 오전에 도착했다.
비 소식 없이 맑은 울산은 오랜만이다.
6개월 사이에 가구도 바뀌고 구조도 바뀌었다.
짐을 내려두고 파니욜로 상이 계신 호텔로 마중나갔다.
언제나 첫 만남은 어색하다.
일본어로 인사 드렸고, 파니욜로 상도 한국어를 연습해 오셨는지 한국어로 인사하셨다.
외국 아티스트와 함께할 때에는 언어의 벽이 느낄 수 밖에 없지만, 이번에는 그 벽이 낮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파니 상이라고 불러도 좋다고 하셨다.
점심은 파프리카 안에서 파사장님이 챙겨주신 김밥을 먹었다.
메일로 못 드시는 음식이나 알러지 여부를 여쭤봤을 때, 매운 음식은 잘 드시지 못한다고 하셨지만,
드시기 전에 매울거라고 말씀드리면, 꼭 도전해보고 싶다고 하시곤 맛 보셨다.
5일간의 식사를 돌아보면 김치김밥은 달달한 정도다.
리허설 시작까지 시간이 남아서 태화강 산책을 떠났다.
공연이 있던 주말에는 전국적으로 다양한 축제나 행사가 열렸고, 울산도 마찬가지였다.
태화강 쪽에서만 축제와 행사가 각각 진행중이었다.
울산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 처음 봤다.
주차할 곳이 없어서 파사장님은 되돌아가셨고, 파니 상과 지수랑 셋이 십리대밭을 걸었다.
한국 투어를 위해 휴대폰을 최신 기종으로 바꾸셨다고 했다.
강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드리고, 반대로 나와 지수의 사진도 찍어주셨다.
그동안 궁금했던 paniyolo 라는 활동명의 의미도 여쭤봤다.
카우보이를 뜻하는 하와이어에서 차용한 이름이라고 하셨다.
이야기를 하면서 걷다보니 멀리까지 와서, 되돌아 파사장님이 계신 곳으로 갔다.
파니 상이 리허설 준비를 하시는 동안 남은 사람들은 가게를 정리하고, 구조를 바꾸고, 의자를 배치했다.
공연을 거듭할수록 세팅 속도도 빨라진다.
준비된 의자 중 사용하실 의자를 고르시라고 말씀드렸다.
높낮이도 모양도 제각각이라 여러 의자에 앉아보시곤 하나를 고르셨다.
그리고 리허설이 시작되었다.
공연에 앞서서 먼저 연주를 듣기 때문에 리허설이 내게는 처음의 떨림이 전해지는 때다.
음원으로 여러 번 들어서 익숙해진 곡들이 눈 앞에 보이면서 들리는 순간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본 공연때에는 사진이나 영상을 편하게 담기 어려워서 리허설 때 기록을 남겨두는 편이다.
또, 이 시간의 기록이 추후 관객 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새로운 장면이기도 하니까.
시간은 금방 흘러갔고,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먼저 도착한 관객 분들은 가게 앞에 줄 서 계셨고, 파니 상이 기타를 내려놓고 퇴장한 뒤에 입장이 시작되었다.
자리는 금방 채워졌다.
정시가 되어 파니 상을 모시러 갔다.
멘트 없이 연주가 시작되었고, 객석에서 들려오는 바스락거리는 가을 외투 소리도 금세 차분해졌다.
저녁이 되면서 공기도 한층 차분해졌다.
가게 앞을 지나가는 차 소리가 종종 음악에 끼어들었다.
그런 환경 소음조차 자연스럽게 느껴져서 좋다.
중간 중간 짧은 인사와 곡 소개 멘트가 더해졌고, 마지막에는 사전 협의된 어색한 앵콜 요청이 있었다.
예상 시간을 꽤 넘긴 뒤 공연은 종료되었다.
언제나처럼 파사장님이 마무리 진행을 해주셨다.
관객 분들은 음반과 포스터에 사인을 받았다.
저녁은 늘 가는 전집에서 먹었다.
마침 낮에 해물전을 좋아한다고 하셔서 마음에 들어하실 것 같았다.
해물파전과 모듬전, 동동주를 주문했다.
주종의 선호도는 맥주 > 막걸리 > 소주 같다.
울산에는 자주 오는지 물어보셔서, 공연이 있을 때만 오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공연은 그리운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자리고, 전집에서 자주 저녁을 먹으니 더 명절같다고 설명드렸다.
그렇게 투어 첫 날이 끝났다.
다음 날 아침, 파사장님이 호텔부터 울산역까지 차로 바래다주신 덕분에 편하게 이동했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투어여서, 기타까지 있는 파니 상은 짐이 한가득이다.
파사장님이 기차에서 아침으로 먹으라고 김밥까지 챙겨주셨다.
파니 상은 "다시 만나요"라고 파사장님께 인사했다.
4인석에 앉아서 마주보며 갔다.
마주보는 좌석은 정말 오랜만이다.
편의점에서 산 단지 바나나우유를 꺼냈다.
일본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유통기한 문제로 종이팩 형태로만 판매된다고 말씀드렸다.
파니 상은 어릴 적 어머니의 고향인 홋카이도에서 목욕을 마치고 삼각 우유를 마셨던 그리운 추억이 떠오른다고 하셨다.
한국에 있는 삼각 커피우유 사진도 보여드렸다.
전주까지 가는 3시간 동안 기차 환승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역에는 순원님이 미리 마중나와계셨다.
순원님의 차를 타고 백일몽에 도착했다.
짐을 내려두고 자기소개를 했다.
파니 상은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일본어로 발음을 메모했다.
자주 사용할 것 같은 한국어도 틈틈이 메모장에 정리하셨다.
세 사장님께서 미리 좌석 배치를 해주신 덕분에 따로 세팅할 것이 없었다.
그리고 백일몽 사장님께서 관객 분들을 위해 가을 느낌이 물씬 나는 형형색색 젤리를 하나 하나 만들고 포장해 두셨다.
파니 상은 의자마다 놓인 젤리를 사진으로 남기셨다.
공연장이 된 백일몽은 더욱 고요했다.
파니 상도 리허설을 하는 동안 공간의 소리와 울림을 들으시곤, 정말 고요해서 연주를 평소보다 조용하게 했다고 말씀하셨다.
백일몽 사장님의 의도에 따라, 공간 크기 대비 좌석 수를 적게 한 결과다.
여백에도 소리는 존재한다.
처음 하는 낮공연 이었지만, 조명을 모두 끄고 촛불 몇 개로만 공간을 밝혀서 집중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리허설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메뉴는 비빔밥.
오래된 식당이었다.
고추장이 들어간 음식이라, 밥 양으로 맵기 조절을 하실 수 있도록 공기밥을 하나 더 시켜드렸다.
비빔밥을 식당에서 먹는 건 오랜만이다.
식사를 마치고 소화를 시킬 겸 근처 한옥마을까지 산책하기로 했다.
주말에도 거리에 사람이 많지 않아서 전주는 한적하구나 생각했는데,
한옥마을에 도착하니 국내외 관광객이 많았다.
전동성당 앞을 지나 경기전을 한바퀴 돌았다.
경기전 내에 사람들이 사진찍는 곳이 있다며, 사장님들이 데려간 곳에서 함께 기념 사진도 남겼다.
관객 맞이를 위해 백일몽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잠깐 소나기가 내렸다.
날이 흐려지고, 작은 소리는 더 크게 들렸다.
이날 공연은 예상대로 다섯 번의 공연 중 가장 조용했다.
공연이 끝날 무렵엔 해가 졌다.
백일몽은 무대 뒤로 퇴장 가능한 구조여서, 본공연을 마치고 재등장 하면서 앵콜을 하는 쇼맨십도 보여주었다.
이날부터는 내가 마무리 멘트를 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건 너무나 떨리고 어렵지만, 어떻게든 잘 마친 것 같았다.
전주에서는 남은 공연에서 판매할 CD가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로 많은 CD가 판매되어서 파니 상에게 기쁜 고민을 안겨드렸다.
파니 상도 공연을 하면서 이정도로 많은 사인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하셨다.
앞으로 한국에서 활동하시는게 어떨지 여쭤봤더니,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셨다.
일본의 관객 연령층은 한국보다 높은 40 ~ 50대 라고하셔서, 한국에서는 파니 상이 아이돌 이라고 말씀드렸다.
전주 숙소는 이날 관객으로 모신 분께서 직접 운영하시는 '산다'라는 독채 한옥이었다.
파니 상의 전주 공연 소식을 알리고 얼마 되지 않아서 산다 대표님으로부터 숙소를 제공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런 연락은 처음이라 신기했다.
대표님은 전부터 파니 상의 음악을 좋아하셨고, 그런 아티스트가 산다를 이용해 준다면 기쁠것 같다고 하셨다.
파니 상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저녁메뉴는 배달음식으로 정했고, 낮에 파니 상이 드시고 싶다고 한 닭강정과, 함께 먹기 좋은 보쌈과 족발로 골랐다.
닭강정은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 '닭강정'을 보고 난 뒤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되었다고 하셨다.
산다 대표님의 배려로 다같이 산다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파니 상에게 공연 제안을 받았을 때, 타지여서 고민되지는 않았는지 여쭤 봤다.
파니 상은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고, 연주를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고 답하셨다.
참 감동스럽고 감사했다.
식사 후에는 산다 대표님들 께서 마당에 지펴주신 장작불 앞에 둘러앉아 마시멜로를 굽고 스모어를 만들어 먹었다.
이때는 산다 대표님 두 분도 합류하셨다.
여대표님께서 일본어를 굉장히 잘 하셔서 파니 상도 편하게 대화하셨다.
파니 상은 한국에서 캠프파이어를 할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밤공기가 차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다정한 밤이었다.
다음날 아침, 파니 상이 계신 호텔로 마중을 나갔다.
기온이 뚝 떨어졌다
전날 세 카페 사장님들이 추천해주신 콩나물 국밥 집에 갔다.
식당 이름은 '삼백집' 그 이름은 창업주 할머니가 손님이 아무리 많이 찾아와도 300그릇 이상은 팔지 않은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제대로 된 콩나물국밥 집은 처음이라 함께 나오는 수란이나 김을 먹는 방법을 몰랐는데, 직원 분께서 능숙한 일본어로 알려주셔서 놀랐다.
아침으로 먹기 참 좋은 메뉴였다.
종종 생각날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커피를 테이크아웃 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기차 시간까지 조금 여유가 있었다.
파니 상에게 스틸라이프에 잠깐 다녀갈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말씀드렸다.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전날밤 다음을 기약하는 작별인사까지 했지만, 다시 만났다.
백일몽 사장님도 계셔서 반가웠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걸 아시곤 준비시간이 짧은 밀크티를 제안 후 라임푸딩과 함께 내어주셨다.
또 넘치는 대접을 받았다.
파니 상은 최대한 공간을 기억에 남기려는듯 했고, 스틸 라이프 사장님은 파니 상과 PC화면을 보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또, 작업중인 소묘 그림과 과거에 그린 그림들을 보여주셨다.
잠들고 싶은 공간이라 종일 머물고 싶은 마음이라고 하셨다.
택시가 가게 앞에 도착했고, 서둘러 일어났다.
스틸라이프 사장님은 날이 춥다며 본인의 머플러를 파니 상의 목에 매주셨다.
한국의 정이라고 하셨다.
택시에서 파니상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하셨다.
산다 대표님께도 장문 메시지를 남기셨다.
마주보는 자리에 앉아 서울로 가는 길.
낮시간에 타는 기차는 한적했다.
몇몇 역에 도착했을 때는 지도를 켜서 위치를 확인하셨다.
서울에 들어가는 순간을 보려고 하시는 것 같았다.
처음 만난 날 파니 상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신다는 걸, 그 중에서 '이태원 클라쓰'를 가장 좋아하시는 걸 알았다.
가능하면 촬영지를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일본에서는 촬영지를 돌아보는 것을 성지순례라고 부른다고 알려주셨다.
한국과 같은 표현이다.
용산역에 도착했다.
지하철을 타고 홍대 입구에서 내린 뒤, 마을버스를 타고 조금 더 가서 호텔에 도착했다.
공연에 필요한 장비만 챙겨서 스테디 에브리웨어에 가는길.
보도블록의 요철 때문에 캐리어가 달그락거렸다.
파니 상은 짐이 가벼워서 괜찮다고 하셨다.
일본에서도 근거리가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공연을 다닌다고 하셨다.
월요일은 스테디 매장 휴무일이지만, 사무 업무는 계속되기 때문에 대표님과 스테디 식구 분들이 계셨다.
평소에는 유튜브 화면으로만 봐서 실제 뵐 때마다 유명인을 뵙는 기분이다.
인사를 나눈 뒤, 파니 상이 리허설 준비를 하시는 동안 의자 세팅을 했다.
카페처럼 의자가 많지 않은 곳에서 하는 공연은 의자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무대와 객석 간 단차가 없어서 뒷열에서도 잘 보이도록 절반은 바체어로 준비했다.
마음에 드는 바체어는 당근에서 금방 구했지만, 스툴은 애매해서 전부 새로 구매했다.
투어 시작 전부터 의자를 보관해주셨고, 옮길 때마다 스테디 식구분들이 붙으셨다.
배려와 도움을 계속 받았다.
리허설을 보시던 대표님께서 파니 상의 바지와 잘 어울리는 상의가 있다며 코디를 해드리고 싶다고 하셨다.
사이즈를 맞춰보기 위해 몇 벌 시착 후, 더 마음 가는 색상을 알려달라고 하시곤 그 자리에서 옷을 선물하셨다.
SNS에서 본 파니상의 스타일이 스테디 에브리웨어와 잘 맞는다고 생각한 적 있다.
파니 상은 마지막 공연 날에도 선물받은 옷을 입고 오셨다.
옷 가게에서 공연은 처음이라고 하셨다.
이번 투어로 한국 데뷔, 그리고 오늘 옷가게 데뷔다.
리허설 동안 성길님과 범규님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셨다.
본 공연도 촬영해서 콘텐츠로 제작할 수 있을지 보신다고 하셨다.
파니 상도 좋다고 하셨다.
리허설이 끝나갈 무렵, 문 밖에는 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저녁이 되면서 기온이 더 내려갔고, 히터를 틀어두었다가 공연이 시작되면 끄기로 했다.
1부가 끝나고 알았는데, 추워서 손이 굳으신듯 하다.
스태프 분께서 머그잔에 뜨거운 물을 받아서 손을 녹일 수 있게 챙겨주셨다고 했다.
2부때는 히터를 계속 가동하기로 했다.
세 번째 보는 공연이지만, 매번 느낌이 다르다.
좋아하는 곡이 생겼다.
1부 마지막쯤에 연주하시는 곡이다.
잔잔하고 느린 분위기로 시작되어 쭉 이어지다가 기분 좋은 전환을 맞이하는 지점.
이곳에 있음을 의식하게 되는 신호처럼 다가온다.
공연이 끝나고 어색하게 감사 인사와 마무리 멘트를 했다.
마지막 관객이 파니 상의 사인을 받고 퇴장하셨고, 우리들만 남았다.
"수고하셨습니다."
더 많은 걸 표현하고 싶지만, 일본어로 바로 할 수 있는 말은 이뿐이다.
파니 상의 "감사합니다." 처럼 여러 의미가 들어있다는 것을 파니 상도 아시리라 생각했다.
철수 준비를 마치고, 성길 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가게 바로 맞은 편에 있는 모츠나베집.
그 자리에 식당이 있는줄도 몰랐다.
성길 님을 알게 된 지는 꽤 되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대화를 나눠보진 못했는데, 파니상 덕에 함께 식사까지 할 수 있어 좋았다.
동갑이기도 하고 취향의 교집합이 넓게 느껴져서 줄곧 궁금했다.
어쩌다보니 학생 때부터 현재까지의 전기를 공유했다.
공연 준비 단계부터 성길 님께서 소통을 담당해 주신 것까지 파니 상에게도 모두 파파고로 설명드렸다.
식사중 새삼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성길님도 나도 공연 관계자 이기 전에 팬이어서, 이렇게 파니 상과 함께 식당에 있는 것이.
원하고 상상한 것을 이뤄가고 있다는 것이.
어제 경험한 바, 서울 공연은 시작 시간이 늦는 만큼 점심도 느즈막히 먹는 게 좋다.
오늘 공연에는 통역에 도움 주실 지수의 지인이 오시기로 하여, 지수와 함께 집을 나섰다.
파니 상과 호텔 근처 식당에서 2시에 만나기로 했다.
이북식 만두전골이라는 흔치 않은 메뉴지만, 분명 파니 상도 좋아하실 것 같았다.
JCC Art Center Set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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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esign and build digital products people enjoy u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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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a Creative Digital Agency based in Buenos Aires, Argentina. We take pride in designing and bui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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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an interdisciplinary agile team, our production process is flexible, collaborative, and adapts to each client’s nee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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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working on the UX/UI design for a large hotel owners and hospitality management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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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shots with final designs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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