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0
수관기피에서만 취급하는 음반이 제법 많아졌다.
유통은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서 느리지만, 그래도 새로운 판매처가 하나둘 늘고 있다.
작년에는 스테디 에브리웨어에서 히데유키 상의 앨범 전체를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번 공연은 그곳 대표님과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지수의 소개로 지금 이전의 스테디 에브리웨어 쇼룸에 간 적이 있다.
예약한 시간 동안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고, 응대도 매우 친절해 기분 좋은 경험으로 남았다.
그 뒤로 쇼룸은 확장 이전을 해서, 아무 때나 가서 옷을 입어보고 그 자리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 대표님이 음반 구매 인증을 하셨고, 반가운 마음에 스테디 에브리웨어의 옷을 입고 찍었던 사진을 보여드렸다.
수관기피 사이트를 모두 보시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하셨다.
전부터 그곳의 PD님을 알고 있었기에, PD님이 대표님께 수관기피를 소개한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두 분 모두 다른 경로로 수관기피를 알게 되셨다고 했다.
대표님은 하시모토 히데유키의 음악을 듣고 좋아서 찾아보다가 수관기피를 발견하셨고, 쇼룸에서도 음반을 취급하고 싶다고 하셨다.
그게 첫 만남이었다.
스테디 에브리웨어는 의류 브랜드지만, 의류에 국한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회사 이름이 스테디 라이프 컴퍼니다.
유튜브에서는 자사 상품만 내세우지 않고, 구성원들이 일상에서 사용하고 좋다고 느낀 물건을 진심으로 소개한다.
물건이 아닌 장소나 콘텐츠도 있다.
자사몰에서도 구매자와 가깝게 교류하고 의견을 듣는다.
참으로 사람 냄새가 난다.
나도 음반이라는 물건을 판매하지만, 그것보다는 좋아하는 걸 잘 소개하고 싶고, 상자 안에 정성과 좋은 기분을 담으려고 한다.
지향점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앞서 꾸준하게 해 온 사람이 그 수고스러움을 알아주는 게 참 힘이 되었다.
그래서 용기가 생겼다.
지금까지 해외 음악가 공연은 모두 제안을 받아서 했는데, 이번에는 역으로 제안하기로.
가능하면 스테디 에브리웨어 쇼룸에서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히데유키 상은 일본에서 공연을 꾸준히 하시기도 하고, 내한 공연을 하신 적이 있다.
연락드려보니 이미 다른 국내 프로모터의 연락을 받으신 적이 있었고, 지금까지 한국 팬들의 요청도 여러 번 있었다고 했다.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공연을 설명했고, 그보다 규모가 있거나 기술이 필요하다면 프로모터와 연락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몇몇 프로모터를 더 알려드렸다.
결과는 수관기피에서 맡게 되었고, 처음 생각했던 스테디 에브리웨어 쇼룸에서는 공간의 제약사항으로 인해 할 수 없게 되었다.
공연은 서울과 울산에서 각각 한 차례씩 열기로 했고, 서울에서는 콘서트홀에서 해보기로 했다.
콘서트홀 대관을 하려면 공연 기획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혼자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스스로를 공연 기획자라고 여긴 적 없다.
따져보면 독학하는 지망생 정도가 아닐까.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잘 마치면, 당당히 공연 기획을 한다고 말해도 되는 걸까?
서울 내에서 가능한 홀을 정리하고 조건에 맞는 곳만 남긴 뒤 히데유키 상과 의견을 나눴다.
최종 선택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JCC아트센터였다.
일본 음악가인 히데유키 상에게도 다른 홀보다 가깝게 느껴질 것 같았고, 사진으로 본 내부도 정말 아름다웠다.
음향 설계는 세계적인 팀인 나가타 어쿠스틱스가 맡았다고 해서 더욱 궁금해졌다.
공연명을 정해보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의미 있는 제목을 여러 번 지었기 때문에 히데유키 상에게 몇 가지를 제안드렸다.
그런데 제목이 공연 감상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단순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제목 하나를 놓고 꽤 많은 메일을 주고받았다.
포스터 디자인을 했다.
제목을 정하는 과정에서 히데유키 상이 원하는 느낌을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아름답게 만들어 보려 했고, 다행히 한 번에 통과되었다.
제작은 전부터 작업해 보고 싶었던 SAA에 의뢰했다.
단순히 의뢰한 내용으로 제작을 해주시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도 함께 주셔서, 배경색을 인쇄하지 않고 종이를 바꾸게 되었다.
덕분에 더 깔끔하고 예쁜 결과물이 나왔다.
해가 바뀌고, 공간 답사를 다녀왔다.
공간의 향과 조용함이 좋았다.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어디서든 무대가 잘 보였다.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았다.
다만 좌석을 다 채울 수 있을지는 확신이 없었다.
뒷단에서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어느 정도 마무리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공연 공지를 올렸다.
며칠 뒤에는 예매 페이지도 열었다.
이때가 더 떨린다.
공연 내용, 장소, 가격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이 즉각적인 반응으로 돌아온다.
다행히 빠르게 매진되어서 안심했다.
히데유키 상에게도 기쁜 소식을 전했다.
부담과 걱정이 줄어든 만큼, 취소표 문의를 하시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보여주시는 관심이 감사해서, 없는 좌석이라도 만들어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취소표 문의는 공연 일주일 전까지 이어졌다.
다음에는 평소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던 분들을 초대하고도 남을 정도로 여유 있게 해보고 싶다.
수관기피에서는 예전부터 aprils CD를 제외한 히데유키 상의 모든 음반을 취급해 왔다.
aprils CD는 디지털로 발매된 세 편의 april 시리즈를 하나로 묶은 음반으로, 공연장에서만 종종 판매되었다.
이 CD를 전부터 다루고 싶어서 히데유키 상에게 여러 번 문의했지만,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마침내 한국에서도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
공연을 4월에 연 것도 그 바람을 담고있다.
다만, 온라인 판매는 앞으로도 힘들고, 공연 이후에는 팝업 같은 오프라인 행사에서만 판매될 예정이다.
공연 준비를 일찍 시작한 덕분에 여유가 생겼다.
히데유키 상은 며칠 먼저 입국하셨고, 첫날 저녁에 식사를 함께 했다.
SNS에 일상을 올리지 않는 분이라 만나기 전까지 여러 가지 상상을 하게 됐다.
목소리나 성격 같은 것들.
그래도 내향적인 분일 거라는 확신은 있었다.
나만 믿고 한국에 오신 만큼, 머무는 동안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신경 쓰고자 했다.
서툰 영어로 대화를 이어갔고, 침묵도 꽤 있었다.
표현의 한계 때문에 생긴 침묵도 있었지만, 서로 말을 신중히 아끼는 분위기도 있었다.
TMI : 히데유키 상은 삶은 달걀과 마요네즈를 좋아하지 않으신다.
공연 당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비 소식이 없었는데, 비바람이 예고되었다.
지금까지 7회 공연을 했고, 두 번을 제외하곤 비가 왔다.
앞으로도 야외 공연은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짐을 싣고 히데유키 상을 픽업해 공연장으로 갔다.
조율사님이 조율을 하고 계셨다.
30분 조금 더 남았다고 하셔서 바로 옆 혜화 칼국수에서 점심을 먹었다.
돌아오니 조율이 끝나 있었고, 히데유키 상께 연주해 보시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씀 달라고 했다.
추가 조율 후, 조명 세팅을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노이즈로 조명을 조정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감독님이 여러 가지 제안을 주셨고, 그중 마음에 드는 안으로 결정했다.
공연과 행사가 있을 때마다 가장 큰 도움을 주시는 현진 님이 지연 님과 함께 멀리서 와주셨다.
리허설 촬영을 해주기로 한 사진작가 태훈이도 촬영을 시작했다.
박스를 접고, 티켓을 정리하고, MD판매 준비를 하고 나니 관객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공연 시작 전까지 정신없이 시간이 흘렀고, 내가 계속 자리를 비운 바람에 대부분의 실무를 현진 님이 도맡아 주셨다.
매번 설명이 부족해도 알아서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고, 동시에 죄송한 마음이다.
나는 무대 뒤에서 모니터링 하면서 히데유키 상의 등퇴장을 도왔고, 현진 님은 늦게 입장하는 관객을 위해 티켓 부스를 지켰다.
히데유키 상은 세트리스트 없이 무대에서 떠오르는 대로 연주하시는 분이라 퇴장 타이밍을 미리 알 수 없었다.
보고 싶어서 준비한 공연이었지만, 관계자가 된 탓에 오히려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게 참 역설적이다.
문 너머에서 연주중인 히데유키 상의 모습을 화면으로만 봤다.
문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소리.
한 사람의 움직임을 듣기 위해 많은 사람이 숨을 죽이는 게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나까지 괜히 조심스러워졌다.
그 소리가 참 깊고 조용하다.
히데유키 상의 음악을 듣는 내 마음도 그렇다.
갑자기, 히데유키 상이 “관객들이 앙코르를 원하지 않으면 어쩌냐”고 물으셨던 게 떠올랐다.
나는 “분명히 원할 것”이라고 대답했고, 티켓 뒷면에도 앙코르가 있음을 암시해 두었다.
무대 뒤, 어두운 방에서 혼자 기다리는 그 순간, 왜 그런 생각이 났을까.
내심 걱정이었던 것 같다.
무대 위에서 히데유키 상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궁금했다.
본 공연이 끝나고 히데유키 상이 인사한 뒤 퇴장했다.
어땠는지, 잘한 것 같은지 물어보셨다.
나는 완벽했다고 엄지를 올렸다.
밖에서는 박수가 이어졌다.
다시 무대에 설 준비가 되었는지 여쭸다.
히데유키 상은 좋다고 하셨다.
문을 열어드렸다.
문을 닫고 틈으로 그의 모습을 봤다.
의자에 앉아 연주하는 뒷모습.
나만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내가 유일하게 본 히데유키 상의 서울 공연 장면이었다.
그 모습이 좋아서 사진을 남겼다.
앙코르까지 끝난 뒤, 잠시 쉬었다가 사인회를 가질지 여쭤봤다.
괜찮으니 바로 시작하자고 하셨다.
이미 많은 관객이 기다리고 계셨다.
줄은 금방 계단 아래까지 이어졌다.
지수가 퇴근하고 바로 와준 덕분에 진행이 한결 수월했다.
그 덕에 인사를 제대로 나누지 못한 지인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인회는 한 시간 조금 안 되게 이어졌고, 마지막 분까지 사인을 해드린 후 뒷정리를 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저녁을 먹지 않으면 배고프니까 식사를 하기로 했다.
문 연 식당이 별로 없어서 가까운 만둣국 집을 즉석에서 찾아 들어갔다.
만둣국을 좋아하신다고 했는데, 그곳 만두는 편의점 냉동 만두 같은 맛이어서 죄송했다.
너무 급하게 찾아갔다고 지수에게 혼이 났다.
히데유키 상을 호텔에 모셔다드리고 집에 가는 길, 진눈깨비가 내렸다.
4월에 눈이라니, 날을 제대로 고른 게 아닌가 싶다.
다음 날 아침에 만나서 어젯밤 눈을 보셨는지 여쭤보니 못 보셨다고 했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지내시느라 더 피곤하셨을 것 같다.
어제의 멤버 다섯 명이 KTX를 타고 울산에 갔다.
전날 밤 지수는 김밥과 주먹밥을 만들었고, 지연 님도 김밥을 사 오셨다.
기차 안에서 김밥을 먹으니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히데유키 상은 전날 관객들이 올린 SNS스토리와 게시물에 열심히 반응을 남기셨다.
울산에는 비가 오지 않았고 바람이 조금 불었다.
봄에 오니 2년 전 첫 팝업이 생각났다.
수관기피도 이제 두 살이 된다.
파프리카는 언제 가도 좋다.
좋음의 기준이 흐려질 때 파프리카에 가면, 좋음의 날이 선다.
이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가도 파프리카 사장님이 아니면 만들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좋아하고 존경하는 공간이다.
울산 공연은 업라이트 피아노로 진행했다.
히데유키 상도 업라이트 피아노가 더 익숙하고 편하다고 하셨다.
가져오신 천을 활용해 음색을 조정해 나갔다.
부드러운 소리였다.
세팅을 마친 뒤, 리허설 전까지 잠시 쉬기로 했다.
공연 준비를 위해 단축영업을 하고 집기와 가구를 정리했다.
무락 님도 오셨고, 제주에서 의진 님도 오셨다
파프리카 사장님은 공연하는 날이 명절 같다고 하셨다.
맞는 말이다.
짧게 리허설을 마쳤고, 객석이 가득 채워졌다.
해가 길어져서 밖은 여전히 밝았다.
서울 공연과 마찬가지로 멘트 없이 바로 연주가 시작되었다.
공연 중 한쪽 초가 다 타버렸고, 저녁이 찾아왔다.
곡과 곡 사이에 조도가 점차 낮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파프리카에서 공연을 하면 무대와 관객이 가까워서 음악이 더 가깝게 와닿는다.
음악이 피부에 직접 닿는 느낌.
게다가 공연을 보는 관객의 표정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몰입한 얼굴들을 보면, 준비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모습이 내게는 하나의 응원이 된다.
본 공연과 앙코르가 끝나고, 파프리카 사장님이 인사를 전하셨다.
(다음날 히데유키 상이 무슨 이야기였는지 물어보셔서 알려드렸다.)
매번처럼 기념사진도 남겼다.
공연이 끝난 뒤 빈 의자들을 보니 정말 끝났다는 실감이 났다.
가벼운 마음으로 다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공교롭게도 히데유키 상이 전을 좋아하신다고 해서 이번에도 전집에 갔다.
원래 가던 전집은 휴무여서 다른 집으로.
다음 날 아침, 파프리카 사장님이 울산역까지 바래다주신다고 하셔서 파프리카에 모였다.
파프리카는 당분간 내부 정비로 문을 닫는다고 하셨다.
다음에 오면 여러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사장님이 챙겨주신 빵과 음료를 먹고 울산역으로 향했다.
히데유키 상은 인상 깊게 본 한국 음악가가 있다고 하셨다.
유튜브에서 본 영상이라고 했지만,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셨다.
바로 떠오른 분이 있어서 보여드렸더니 맞다고 하셨다.
그 안에 내 바람이 담겨 있어서 더 기뻤다.
기차가 서울역에 도착한 뒤, 우리는 곰탕을 먹고 헤어지기로 했다.
식당에서 히데유키 상은 그날 오전에 팔로우를 걸고 받은 메시지를 보여주셨다.
음악으로 연결되는 세계가 참 신기했다.
히데유키 상과 개찰구 앞에서 작별 인사를 나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지내며 정이 들었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서울을 더 소개해드릴 수도 있었겠지만, 그에게도 일정이 있었기에 다음을 기약했다.
그때는 녹음실에서 작업도 해보고 싶다고 하셨다.
집에 도착한 지 몇 시간이 지났을 때, 히데유키 상이 저녁에 시간이 있냐고 연락을 주셨다.
그가 출국하는 날까지 일정을 비워두었기에 당연히 있다고 말씀드렸다.
낮에 연락을 주고받은 분을 만날지도 모른다고 하셔서 놀랐다.
그 자리에 나도 함께할 수 있는지 물어보셨다.
정말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수관기피를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분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왔지만,
히데유키 상을 통해 그런 일이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그 밤은 정말 선물처럼 느껴졌다.
하고 싶은 일을 일찍 찾은 것에 감사한다.
생각한 것을 실제로 만들어갈 때 느끼는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지금의 일을 통해 이어지는 또 다른 일마저도 좋다.
가끔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기기도 해서, 다음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앞으로도 좋아하는 일을 오래오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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