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ing the Piano 2022

2022.12.12


Merry Christmas Mr. Lawrence / Ryuichi Sakamoto - From Ryuichi Sakamoto: Playing the Piano 2022



2년 만의 공연, 70분간의 독백

평소 공연은 물론 뮤비도 잘 안 보지만, 이번 온라인 공연만큼은 여러 번 보기로 했다.


60~90분가량 진행되는 라이브는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컨디션 좋은 날, 사전 녹화를 나눠 진행한 뒤 하나로 편집한 영상을 세계 각국에 6시간 간격으로 총 4번 송출했다. 이러한 방법조차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고 말씀하시는 표정이 초연했다.


영화화를 고려해 뉴욕에서 온 촬영팀이 영상을 맡았고, 화면에 보이는 마이크만 열 대가 넘었다.

마이크 스탠드가 수액걸이처럼 보였고, 전선이 연결관 같았다.

스튜디오는 어두웠고 피아노 주변에 빛이 있었다.


백발 아래로 드러난 야윈 얼굴, 주름진 손가락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

건반 위 양손은 천천히 음을 짚어나갔다.

공중에 멈춰 있을 땐 프레임 낮은 영상처럼 떨리기도 했다.

굳게 다문 입술, 지푸려지는 미간, 올라갔다 내려가는 눈썹.

셀 수 없이 연주했을 곡임에도 악보를 보고 한 음 한 음에 온 감정과 에너지를 담는 것이 보였다.

페달은 호흡처럼 부드럽게 움직였다. 이따금 들리는 페달 소리는 느리게 뛰는 심장박동 같았다.(Solitude)


공연은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의 곡으로 시작해서 부드럽게 포용하는 곡으로 끝났다.


짧게 느껴진 70분의 마지막, 스튜디오에 울린 발소리까지 오래 기억하고 싶다.

뜨고 지는 보름달을 원하는 만큼 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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