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음감회

2024.04.03



일 년 전 도쿄 책이 나온 지 몇 개월 된 시점에 다검님과 네스트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주제는 낭독회를 위한 음악 선곡.

아이디어 단계였던 낭독회는 우리가 자리에서 일어날 무렵 음감회가 되어 있었다.

장소도 다검님이 네스트의 내윤님께 즉석에서 제안하여 하루 만에 윤곽이 잡혔고, 두 번의 리허설을 거치면서 지금의 월간 음감회가 탄생했다.

다검님은 책 속의 문장을, 내윤님은 그달의 차를, 나는 그달의 음악을 준비했다.

끝에는 각자 전하고 싶은 말을 담았다.


세 사람의 모임처럼, 자신과의 약속처럼 매달 이른 아침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평일, 주말, 하루, 이틀. 변화를 주면서 회를 거듭했다.

해가 길어졌다가 짧아지고, 날씨도 더워졌다 추워졌다.

계절이 바뀌면서 사람들의 옷차림도, 창밖 풍경도 바뀌었다.


월간 음감회가 있던 날은 대체로 맑아서 일출을 볼 수 있었다.

흰 벽이 아침노을로 물들었다.

모두 해가 뜨는 방향으로 앉아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들었다.

풍경을 촬영하거나, 책을 읽거나, 공책이나 수첩에 무언가 쓰는 모습도 있었다.

한 시간 동안 조용한 일이 일어났다.

바 안에서 보고 있으면 아름다웠다.


그렇게 열두 번. 모든 계절을 보내고 돌아왔다.

음감회는 평소처럼 마무리 되었다.

끝에는 또 다른 시작이 있으니, 아쉬움보다는 설렘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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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아침을 함께 열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부지런한 하루에 편안한 음악이 흐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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