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코드페어

2023.12.30



두 달 만에 남기는 기록은 지난 11월 18일, 19일에 있었던 제 12회 서울레코드페어.
처음부터 혼자서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네 분의 도움을 받아 준비, 진행, 철수를 했다.

모두 함께 일했던 동료.

전부터 힘이 되어주었고, 앞으로도 많은 힘이 되어줄 사람들이다.


처음 레코드페어에 관한 기억은 2년 전.

분명 추운 날이었는데도 기다리는 줄이 라이즈 호텔 건물이 속한 구획을 한 바퀴 돌 정도여서 포기하려 했으나, 무신사 테라스의 행사장은 바로 입장 가능했다.

줄이 길었던 건 한정반 부스 때문인 것 같다.

온라인에서 봤던 상점과, 이미지로만 봤던 음반을 직접 볼 수 있었고, 그동안의 판매를 보류했던 상품도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수관기피는 11회 서울레코드페어가 열리기 직전에 시작해서, 내년에 꼭 셀러로 참가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가꿨다.

어느덧 여름이 되었고, 12회 셀러 모집 게시물을 확인하고 신청서를 넣었다.

지금까지 꽤 많은 음반을 소개했다.

테이블 하나에 지금까지 음반 전체를 옮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직전 10월에 세 번의 팝업과 한 번의 공연이 몰렸다는 핑계로 레코드페어에 신경을 거의 못 썼다.


어떤 음반이 있는지 알 수 있게 아티스트 별로 앨범 제목과 재킷 이미지를 정리한 지류물을 벼락치기로 새벽 5시까지 완성하고 다섯 부 출력했다.

박스에 음반 전체 재고와, 가구, 포장용품을 담아두었다.

레이도 빌렸다.

믿기 어렵겠지만, 레이에는 이케아 이층 침대도 들어가고 퀸 사이즈 메모리폼 매트리스도 들어간다.

2017년에 직접 경험한 뒤로 짐을 옮길 땐 레이를 애용한다.

이날 품앗이를 위해 서촌 '한권의 서점'에서 진행중인 수관기피 전시에 월요일과 화요일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코엑스 주차장은 정말 크다.

길을 여러 번 잃고, 하역장에 도착했다.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다른 부스에서 짐을 내리고 있었다.

스태프분들이 짐 운반을 해주신 덕분에 현장을 해리님께 부탁드리고 주차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역시 최소 두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해리님이 미리 디스플레이를 하고 계셨다. 덕분에 보기 좋게 음반을 비치했다.

뒤편 재고도 빠르게 정리되어서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되었다.


행사 첫째 날은 앞 시간과 뒤 시간을 반으로 나눠 다른 두 분께서 도와주시기로 했다.

조금 여유 있게 도착해서 준비하고 출입도 도와드리려고 했는데, 깜빡 반대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바람에 딱 맞춰 도착했다.

전날 퇴장할 때까지만 해도 세팅 안 된 부스가 많았으나, 아침에 가보니 다들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계셨다.

동양화성 부스가 대각선에 있어서 구경 가려던 참에 담당자님이 먼저 오셔서 인사를 나눴다.

부족한 영어실력이 들통나버린 것 같아 부끄러웠다.

오른쪽 부스는 셀러 분께서 당일에 일이 생겨서 불참하신다고 자리를 더 넓게 써도 좋다고 하셨다.

뒤편에서 새 음반을 꺼내고 포장하는 것을 내가 하고 판매와 기록을 욱희님께 부탁드렸다.

예전에 라이카를 갖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번에 들고 오셔서 사진도 남겨주셨다.

오후에는 아영님이 오셔서 교대했다. 전반전 매출을 뛰어넘는 것이 목표라고 했는데, 정말 뛰어넘어서 둘 다 놀랐다.

대중성이 없는 음반이 대부분이라 참가에 의미를 두려고 했는데, 많은 분들이 부스를 찾아주셨다.

예상보다 바쁘게 하루가 흘러갔다.

궁금했던 온라인 손님도 만났고, 다른 팝업에서 만났던 손님도 만났고, 새롭게 수관기피를 알아가는 분도 계셨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주인분을 만난 순간에 제일 놀랐다.

이곳에서 뵙게 될 줄 몰랐다.

사업자를 낼 때 동의를 구하고 이후에 상호를 알려드린 적이 있다.

친구와 구경 왔다가 배치도에서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다고 하셨다.


행사 둘째 날이자 마지막 날은 울산에서 새벽 버스를 타고 올라오신 현진님의 도움을 받았다.

현진님도 이틀 뒤부터 팝업이 예정되어 있어서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에도 의견을 묻고 답하고 고민과 정보를 공유한다.

행사장이 첫날에 비해 한가해서 오후에는 현진님께 부탁드리고, 다른 부스 구경도 다녀왔다.

음반뿐만 아니라 굿즈, 음향기기, 가구, 플랫폼도 볼 수 있었다.

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다들 정리하는 분위기였다.

한 번에 철수하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았다.

마지막에 CDP로 음악을 들어주신 손님이 계셨다.

여러 CD를 들어보시곤 일행분과 서로의 감상을 이야기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신중히 구매할 음반을 고르고 행사장에서 퇴장하시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뒷정리를 했다.

역시나 철수하는 셀러 분들로 길이 완전히 막혔다.

마침 다른 층에서도 엘리베이터를 쓰고 있어서 움직일 수 없었다.

그때 코엑스의 직원분께서 빠르게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아무도 그분의 말을 듣지 않았는데, 우리와 다른 한 분은 말을 듣고 빠르게 짐을 실어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틀간 짧고 굵게 시간을 보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욱희님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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