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워크숍

2023.06.20



일주일 전 남해에 다녀왔다.

4월 울산 팝업을 종료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날, 대왕암 공원을 산책할 때 파프리카 사장님이 여름 워크숍 이야기를 꺼내셨다.

자연스럽게 나온 이야기라 그때만 해도 진짜 진행될 줄 몰랐다.

소일의 현진님이 6월 중 추진할 예정인데 참석할지 6월 6일에 물어보셨고,

이틀 뒤인 6월 12일부터 1박 2일로 날을 정했다고 알려주셨다.

작년 여름에 친구들과 남해에 가려다가 교통편 때문에 여행지를 바꾼 기억이 났다.

이번이 아니면 방문하지 못할 것 같았다.

숙소가 미정이라고 하여 알아보고, 남해에 가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감사하게도 픽업을 해주신다고 하여 갈 땐 사천공항, 돌아올 땐 진주역으로 비행기와 기차를 이용했다.


수관기피 준비 단계부터 교류를 이어 온 권월 님께도 연락을 드렸다.

촉박한 날짜임에도 시간을 내주셔서 뵐 수 있었다.

방문할 곳들을 말씀드렸더니 바로 최적을 동선을 짜주셨고,

꼭 가봐야 할 횟집도 알려주셨다.

처음 가는 곳에 누군가 있다는 사실이 든든했다.


여행이 아닌 워크숍인 이유는 남해의 지역성을 살렸거나, 잘 운영되고 있는 사업장에 방문해 보고 배울 점을 찾아보기 위함이었다.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었으며, 즐기면서 느낀 점을 마음에 담았다.




인원 : 파프리카, 키위새과자점, 작은하루소일, 수관기피

일시 : 6/12 - 6/13 (1박 2일)

일정 : 돌창고 → 다랭이마을 → 점심 식사(시골할매막걸리 멸치쌈밥) → 앵강마켓 → 부부웍스 + 모음집 → 저녁 포장 (유서방 회 떠가시다 모듬회) → 상주장 호스텔 → 은모래해변 → 권월님과 만남 → 저녁식사 → 취침 → 아침 겸 점심(난향 황태 칼국수) → 남해 독일마을



돌창고 (문화공간)

마을 분위기와 달리 세련되고 정돈된 느낌이 났다.

천정고가 높아서 시원하게 느껴지는 창고 벽에 그림 작품이 걸려있었다.

습하지 않았고, 적당한 기온이 유지되어 쾌적했다.

파프리카 사장님은 이런 창고를 갖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피아노와 첼로가 섞인 음악이 흘러나왔다.

권월 님의 음악 같았다.

좋은 감각을 만나 재탄생한 공간은 이질감 없이 좋았다.



다랭이마을 (계단식 논)

어릴 때 교과서에서나 봤던 단어다.

마을에 가려고 내린 것은 아니고 식당이 이곳에 있었다.

가파른 언덕을 따라 내려가면서 산과 바다를 동시에 보았다.

진짜 남해에 온 느낌이었다.



시골할매막걸리 (멸치쌈밥)

향토음식이라 웬만한 식당에 기본으로 있는 메뉴다.

볶음이나 국물 우릴 때 쓰는 멸치보다 몇 배는 커서 살도 많았다.

뼈까지 먹는 건지, 발라 먹는 건지 몰라서 두 가지 방식으로 먹었다.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경고문이 벽에 붙어있었지만,

우리가 일어나자 고양이가 사람처럼 의자에 올라와 식사를 했다.

이곳에선 익숙한 풍경 같다.



앵강마켓 (지역 특산품)

지역 특산물을 상품화하여 판매하는 곳으로 일본식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이점은 다소 신기했으나 아이러니까진 아니다.

대표자가 일본의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다.

모든 상품의 디자인과 패키징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 느껴졌다.

기업, 개인 선물용으로 좋았다.

남해에서 나지 않은 것도 재포장 및 소분 판매되고 있다.



부부웍스 + 모음집 (차도구 상점, 찻집)

수원에서 운영되던 부부웍스가 남해로 내려가면서 찻집 모음집과 같은 건물을 쓰게 되었다.

주인 부부는 도시 생활을 정리하기로 하고 많은 지역을 발품 팔다가 이곳에 정착했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땐 남편분이 정원관리를 하고 계셨다.

차를 한 잔씩 내어주셨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부웍스 스마트 스토어 상품 상세 페이지를 보면 섬세함과 차분함이 느껴지는데, 사장님이 그런 분이었다.

다양한 차 도구를 볼 수 있었고 협업 상품도 있었다.

조용한 환경과 음악이 좋았다.



유서방 회 떠가시다 (모듬회)

권월님께 강력히 추천받고 오픈 시간에 맞춰 예약을 했다.

추천받은 메뉴는 고등어 회지만, 모듬 회로 다양한 맛을 보기로 했다.

4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하여, 근처 정자에 앉아서 기다렸다.

근처 정자에는 어르신들이 모여 계셨다.

바다마을의 평화가 느껴졌다.

포장 횟집이기 때문에 저녁이 되어서야 추천하신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고등어 회를 먹는데 고등어 맛이 안 났다.

설명할 길 없이 맛있었다.



상주장 호스텔 (숙소)

91년에 지어진 여관을 리모델링 했다고 한다.

알아 본 숙소 중 가장 적합한 숙소였다.

은모래 해변 바로 근처라 아무 때나 바다를 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평일이라 손님이 없어서 편히 공용공간을 사용했다.

1층이 카페라 공용공간도 컸다.

머문 방 변기가 벽과 거리를 두지 않고 우측 정렬되어 있는 건 난감했지만 금세 적응했다.



은모래해변

권월 님의 앨범 '은모래해변 (여름)'을 통해 알게 되어서 알게 되었다.

남해 바다가 궁금했던 이유는 작은 섬 때문이다.

은모래 해변에서 바다를 볼 때도 작은 섬이 보였다.

바다에 발을 담그니 온도가 적당했다.

수심이 얕고 정강이 높이의 파도가 부드러웠다.



권월님과 만남

숙소에서 가까운 빵집에서 만났다.

파프리카 사장님, 현진님과 동행했다.

권월 님은 본인의 생각이 뚜렷하고 그걸 말로 잘 정리해서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생각에 깊게 빠진 채 이야기를 들었다.

음악회 외에 토크쇼까지 가능하실 것 같았다.

가을 공연에 관한 운을 뗐다.



저녁식사 (현진님 프레젠테이션)

워크숍 전부터 프레젠테이션이 있을 거라고 말씀하셔서 남해만큼이나 궁금했다.

앞으로 소일의 운영 방식이 바뀔 수 있다고 하니 제법 큰일 같았다.

시각자료가 있는지 여쭤봤는데 모든 걸 말로 하신다고 했다. (전형적인 사기 아닌가...)

듣는 건 위험하지 않을 것 같았다.

새로운 도전을 하신다고 하여 응원했다.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 멋진 일이니까.

잘 되면 좋겠다가 아니라 반드시 잘 되어야 한다.

다음 날 진주역에 가면서 상호를 생각했고 당일에 정해졌다.

로고는 오늘 현진님이 완성했다.

프로토타입도 이번 주 완성될 예정이다.

기대된다.



난향 (황태 칼국수)

체크아웃 후 점심 전에 문 여는 식당을 찾다가 즉흥적으로 방문했다.

단일 메뉴에서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식당이 정말 청결했다.

정말 진하고 깊은 맛이다.

누군가 남해에 간다면 유서방 횟집 다음으로 추천하고 싶다.



남해 독일마을

테마파크 같았지만, 아니다.

1960년대 한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파독 근로자분들이 정착할 수 있게 남해군에서 건물을 짓고 관광상품을 개발했다고 한다.

평일이라 닫은 곳이 많았다.




돌창고


다랭이마을


앵강마켓


부부웍스 + 모음집


은모래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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