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07
지나님과 콜링 북스를 알게 된 건 3월.
메일을 통해서다.
전날 음반을 발송할 때 본, 배송지 상세주소 란에 '콜링 북스'가 기억에 남았는데,
첫 메일 내용은 구매한 CD에 관한 이야기, 콜링 북스 온라인 이야기, 홈페이지 제작 문의였다.
그리고 수관기피 홈페이지를 보고 생각난 포스터가 있어서 선물하고 싶다고 하셨다.
스마트 스토어에 들어가 보았다.
제작 상품이 있어서 신기했고, 창업기가 궁금해서 주문했다.
얼마 뒤에는 콜링 북스 4월 전시에 사용할 음악 선곡을 부탁받고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그때 지나님을 서점에서 처음 만났다.
서점은 작았지만, 많은 물건이 있었고, 각각에 얽힌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많은 질문을 했다.
지나님은 수관기피 첫 팝업 때도 지인과 함께 울산에 방문해 주셨다.
이번 콜링 북스 팝업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 것도 4월이다.
5, 6월 서점을 열지 못하는 날이 많아서 콜링 북스에서도 팝업을 해보는 것은 어떨지 먼저 제안 주셔서, 서점 지기를 겸하면서 팝업을 하기로 했다.
울산에서 팝업을 마치고 3주 만에 열기 위해 빠르게 주제를 정했다.
제목과 디자인을 몇 차례 손보고, '녹음보다 기록에 가까운'으로 확정했다.
말 그대로 기록이 더해진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팝업이었다.
준비하면서 음반 제작에 가장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다.
반드시 창작자 여야 하는 건 아니었지만, 이전까지 전시가 작가님의 창작물을 볼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에 흐름을 깨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음반을 만들기로 했다.
피아노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까지 네 번 배우고 그만뒀다.
덕분에 유일하게 할 줄 아는 게 피아노 악보를 보는 것이다.
지켜야 할 기본적인 요소도 무시하고 듣기 좋은 소리가 날 때까지 건반을 눌렀다.
어떻게든 4개의 짧은 곡을 만들었고, 음악가에 대한 존경심이 더 커졌다.
팝업 하루 전 짐을 챙겨 서점에 방문했다.
지나님은 선반을 정리해 주셨고, 나는 세팅을 했다.
3일간 인수인계도 받았다.
일요일부터 혼자 서점을 지키면서 손님을 맞이하고, 음반을 설명하고, 음악을 들려드렸다.
서점은 대체로 조용하고 편안하다.
음악이 그 분위기에 잘 어울렸다.
울산 팝업에서 만난 분도, 음감회에서 만난 분도, 팝업 소식을 보고 오신 분도 계셨다.
전 직장 동료, 그보다 전에 만난 동료, 친구들이 방문해 주었다.
감사한 마음이 책처럼 쌓였다.
선물 같은 시간을 보냈다.
오전 11시 이전에만 볼 수 있는, G바겐 앞 유리에 반사된 빛에 의한 그림자
청음환경과 팝업 기념 앨범
진열된 음반
맑은 날
© 2024. sggp All Rights Reserved.